피아니스트 이효주
피아니스트 이효주 30일 첫 독주회
국제콩쿠르 휩쓴 화려한 이력에
한때는 요가 트레이너 꿈꾸기도
“끝을 보는 성격이라 진도 느려…
연주곡 모두 라장조와 라단조 곡”
국제콩쿠르 휩쓴 화려한 이력에
한때는 요가 트레이너 꿈꾸기도
“끝을 보는 성격이라 진도 느려…
연주곡 모두 라장조와 라단조 곡”
4차원 소녀 같다. 파리 유학 시절 요가와 채식에 푹 빠져 요가 트레이너를 꿈꿨다. 그림에 매혹돼 주말마다 미술관을 드나들었고, 꽃을 좋아해서 원예학을 배우기도 했다. 순간적인 펀치력에 매력을 느껴 권투에 입문하기도 했다.
강한 타건, 세심한 곡 해석으로 차세대 피아니스트 연주자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이효주(28·하노버국립음대·사진)씨. 그가 30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국내 첫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미국 신시내티 국제 콩쿠르 우승,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 아시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그랑프리 수상, 프랑스 피아노 캠퍼스 국제 콩쿠르 우승, 에피날 국제 콩쿠르 2위, 제네바 국제 콩쿠르 2위 등 화려한 이력에 견주면 그가 자기 이름을 내건 연주회를 스물여덟살에 갖게 된 것은 상당히 늦어 보인다. 2001년 서울예고 1학년 때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으로 유학 가 독일 하노버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느라 국내외 협연은 많았어도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이라 무리하게 독주회를 열고 싶지 않았습니다. 완벽한 걸 추구하려는 성격 탓도 있겠죠. 파리 유학을 마치고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연주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생겼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방향이 잡혔다고 할까요.” 그는 “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선정해서 청중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하고 싶었다”며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진도가 느린 편”이라며 웃었다.
이번 연주회에선 바흐-부소니 <샤콘 라단조>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 ‘템페스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장조>,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라단조>를 연주한다. 모두 라(D)단조와 라(D)장조의 곡들이다.
“7살 때부터 곡 하나를 배우면 모든 조성으로 쳐보는 습관이 있었어요. 가장 좋아했던 것이 라장조와 라단조였습니다.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마쳤을 때 제 나름대로 이 연주에서 말하고 싶은 통일성을 찾고 싶었죠. 제 나름대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첫 곡 바흐-부소니가 ‘구원의 갈구’라면 템페스트는 ‘종교가 없는 한 인간의 절규와 운명’이고, 모차르트가 ‘신의 언어’라면, 라흐마니노프는 ‘돌아온 탕아’라고 할 수 있죠.” 그는 “네 작곡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내면의 질문을 곡으로 쓴 것이고, 나는 그걸 내 이야기로 꾸며서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효주는 4살 때 옆집 언니들이 피아노 학원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부러워서 엄마를 졸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절대음감을 타고나 나날이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단숨에 각종 국내 콩쿠르 우승을 휩쓸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 피아니스트의 진로를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2000년 예원학교 3학년 때 모스크바 국제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달라졌다. “그 콩쿠르에서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것에 말 못할 열정을 느꼈습니다. 우승을 계기로 아버지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기 시작하셨어요.”
2001년 프랑스로 유학 가 자크 루비에 교수에게 배우면서 그는 피아노 공부 외에도 그림과 요가, 채식 등 새로운 것을 접하고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 폭넓은 경험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에서 발효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그는 독일 하노버국립음대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스승으로 모신 김미경 교수 밑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졸업 연주회만 남기고 있다.
“앞으로 연주활동을 많이 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연주자는 청중과의 순간적인 교감에서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그래서 무대는 최고의 배움 장소라고 하잖아요. 평생토록 무대 위에 설 수 있는 연주가가 되고 싶습니다.” (02)324-381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엠오시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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