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이은 가무악 명문가 사람들 구한말 심정순이 뿌리를 내린 내포제 전통가무악의 전통은 조카인 심상건, 아들과 딸인 심재덕과 심화영, 증손녀 이애리로 이어지면서 빼어난 예인을 키워냈다(왼쪽부터). 연낙재 제공
아들 재덕, 딸 매향·화영 등
판소리·전통춤 분야서 두각
올 심정순 탄생 140돌 기념
고향 서산 등서 공연·세미나
판소리·전통춤 분야서 두각
올 심정순 탄생 140돌 기념
고향 서산 등서 공연·세미나
올해는 충청남도 내포제 전통가무악의 예인 심정순(1873~1937)이 탄생한 지 140년, 그의 딸인 명무 심화영(1913~2009)이 출생한 지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심정순과 그의 집안은 근현대 5대에 걸쳐 가무악의 명인을 배출한 충남권 최고의 국악 명문가로 손꼽힌다. 그와 이 집안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올해 대대적으로 열린다. 심정순탄생140주년기념회(공동추진위원장 권오성 대한민국예술원 회원)과 춤자료관 연낙재(관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내포제 전통가무악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연말까지 서울과 심정순의 고향 충남 서산에서 학술세미나와 공연, 영상감상회, 자료집 발간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심정순는 1908년 전통연희와 창극의 무대였던 극장 장안사에서 박춘재, 문영수, 김종문, 김홍조 명창 등과 어깨를 겨뤘다. 판소리와 가야 금병창, 산조, 재담 등으로 활약했으며 가야금 시나위, 춘향가, 심청가 등 초창기 유성기 음반으로 상당한 녹음 기록을 남겼다. 특히 그는 전라도의 동편제와 서편제와는 달리 경기·충청도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한 판소리 ‘중고제’의 마지막 계승자로 평가받는다.
심정순은 피리와 퉁소의 명인인 부친 심팔록(?~1883)에게 국악을 배워 이화여대 가야금 강사를 지낸 큰아들 심재덕(1899~1967)과 조선권번과 대정권번의 이름난 예기였던 큰딸 심매향(1907~1927), 충남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를 지낸 둘째딸 심화영(1913~2009)에게 물려주었다. 노래와 춤, 연주가 어우러진 그의 국악 전통은 조카인 심상건(1889~1965)과 그의 딸 심태진(92)씨, 또 친손녀인 대중가수 심수봉(58), 증손녀인 춤꾼 이애리(34)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인을 키워냈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심정순 가문은 현재의 인기가수 심수봉씨에 이르기까지 1세기 이상을 한국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집안”이라고 설명했다. 심정순의 조카이자 가야금산조와 병창으로 20세기 전반을 주름잡았던 심상건 밑에서 공부한 황병기씨는 “심상건 선생의 가야금병창은 즉흥으로 만들어 굉장히 해학적으로 연주했다”면서 “그의 뛰어난 음악성은 심정순 집안의 내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정순 탄생 140돌 행사는 27일 충남 서산시문화회관, 9월8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두 차례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승무 예능보유자 이애주씨를 비롯해 학연화대무 예능보유자 이흥구씨, 한영숙류 승무 이수자인 김매자씨 등 내포제 전통 춤의 발원자인 거장 한성준(1874~1942)의 예맥을 잇는 무용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또 국립창극단 부수석 박성환씨가 심정순류 ‘천자 뒤풀이’를, 심화영의 외손녀 이애리씨가 단가 ‘백구타령’과 ‘승무’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가야금 명인 황병기씨가 특별출연해 스승에 대한 회고담을 들려준다. 9월6일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세미나가 열려 이보영 한국고음반연구회장, 노동은 중앙대 명예교수, 김해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심정순가의 가무악 활동을 조명한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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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중고재의 명인 심정순이 탄생 140돌을 맞아 재조명의 계기를 맞고 있다. 12일 낮 서울 중구 정동 한 식당에서 열린 심정순 탄생 140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권오성 심정순탄생 140주년 기념회 추진위원장(오른쪽 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심 명인의 조카 고 심상건 선생의 제자인 가야금 명인 황병기(오른쪽 두번째) 선생도 참석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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