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이관배(19·서울대 피아노과)씨, 첼리스트 정명화(69)씨
2급 장애 서울대생 이관배씨
평창스페셜 뮤직축제서 연주
평창스페셜 뮤직축제서 연주
연주곡 제목 ‘꿈을 꾼 후에’처럼 연주가 끝난 뒤에도 마치 꿈을 꾸는 듯했다. 지적장애인 피아니스트 이관배(19·사진 왼쪽·서울대 피아노과)씨는 지난 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스페셜 뮤직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69·오른쪽)씨와 협연을 했다. 지난 1월 평창스페셜올림픽의 감동을 잇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세계 12개 나라에서 88명의 지적장애 음악인이 참가한 무대였다.
이씨는 연주를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어머니(53)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실수하면 안된다는 중압감이 있었는데 잘 마쳐서 성취감을 느꼈어요.”
7살 때 지적장애 2급 진단을 받은 이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한 피아노에 푹 빠지면서 장애를 이겨냈다.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하루 10시간씩 연습하다가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다는 항의를 받고 방음장치가 잘 된 학원을 찾아 여러번 옮겨다녔다”고 했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음악영재 아카데미에 지적장애를 숨기고 응시해 선발되기도 했다.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가 2년간 휴직까지 하면서 돌봐준 덕분에 이씨는 초·중·고교를 모두 일반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유튜브에서 쇼팽과 바흐 등의 명곡을 연주하는 유명 연주자의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실력을 쌓은 그는 올 봄 마침내 서울대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그는 “우선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졸업한 뒤에는 지적장애인을 위해 음악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평창스페셜뮤직페스티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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