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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 사람] “동네잔치같은 콘서트, 같이 만들어요”

등록 2013-09-04 19:19수정 2013-09-05 19:54

(왼쪽부터)지연지씨와 김재관씨
(왼쪽부터)지연지씨와 김재관씨
‘악산밸리 페스티벌’ 준비중인 김재관·지연지씨
틀에 박힌 콘서트가 싫어
‘안산밸리’ 비틀어서 기획

크라우드펀딩 방식 도입
무대·음향 등은 ‘재능기부’
“28일 잠원지구로 놀러 와요”

“음악 공연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동네잔치처럼 누구나 편하게 어울리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참여’가 콘셉트예요.”(김재관) “소비의 상징인 강남에서 ‘메이저’ 아닌 밴드들이 무료로 공연을 하는 거예요. 홍대 공연과는 다른 새로운 풍경일 거예요.”(지연지)

오는 28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는 시민축제인 ‘악산벨리 페스티벌’을 여는 김재관(26·오른쪽)씨와 지연지(24·왼쪽)씨는 ‘무료’와 ‘참여’가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안산밸리 록페스티벌’을 살짝 비틀어 이름을 붙인 이 축제에서는 김씨가 “끝내주게 예쁘다”고 강조한 잠원지구의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인디밴드 13팀이 공연을 펼친다. 입장료는 공짜, 입장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텐트를 갖고 와서 자리를 잡으면, 주최쪽에서 마련하는 즉석 미팅 ‘텐트팅’에도 참가할 수 있다. 5천원이든 1만원이든 후원금을 냈다면 자신의 이름이나 하고 싶은 말이 들어간 광고판 제작을 의뢰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는 일이 인생에서 중요하잖아요. 술 마시는 것 말고 다른 놀이 문화가 없을까 자주 고민했죠.” 김씨가 2010년 여름 트위터를 통해 10명 정도의 사람들을 모아 같이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놀았던’ 게릴라성 모임이 축제의 시작이었다. 그는 군복무 중이던 2012년 여름 휴가 때도 밴드 공연 중심의 축제를 열었는데, 400명 가량이 모였단다. 이번이 3회째인 셈이다.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축제 기획에 합류한 지씨는 대기업들이 후원하는 기존의 록 페스티벌이 유명 가수 위주로 단조롭게 꾸려지는 게 불만이었다고 했다. “정형화된 구성에, 라인업만 조금씩 바뀌어서 해마다 비슷해요. 인디밴드들이 출연해도 메이저급 팀들만 주목을 받고요.” 그는 “그동안 덜 노출됐던 음악을 발견하는 재미”도 이번 축제의 매력으로 꼽는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보컬 조까를로스가 꾸린 ‘전성기’는 에스에프(SF)소울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킹스턴루디스카의 전 멤버가 만든 밴드 서울다이어트클럽, ‘홍대 아이유’로 불리는 보컬리스트 곽푸른하늘도 공연한다.

두 사람은 각자 인생의 새 단계에 갓 진입했다. 김씨는 전역 1주일차의 홍대 복학생, 지씨는 입사 2주일차 신입사원이다. 그밖에도 트위터를 보고 재능 기부를 하겠다고 나선 20~30대 젊은이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무대 디자인은 미대생이, 음향 시설은 사회적 기업에서 맡겠다고 먼저 연락이 오더라고요. 직접 담근 술을 선보이고 싶단 사람도 있고요.” 예산은 유캔펀딩에서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모으고 있다. 준비 단계부터 다중의 자발적인 참여가 핵심인 셈이다.

프로 놀이꾼의 노련함과 아마추어 기획단의 순수함으로 무장한 이들은 “새로운 걸 시도하기 전에 지레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우리 세대가 가진 일종의 패배주의”에서 탈피한 새로운 놀이문화에 도전하고 있다.

글·사진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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