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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요셉…드림코트’는 쉽다, 발랄하다, 놀자판이다!

등록 2013-11-03 20:05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는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가 1968년 만든 첫 작품이다. 원래 15분짜리 초등학교 학예회용으로 만들어졌던 작품으로, 해설자의 친절하고 쉬운 설명이 곁들여져 가족용 뮤지컬로도 제격이다. 라이브앤컴퍼니 제공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는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가 1968년 만든 첫 작품이다. 원래 15분짜리 초등학교 학예회용으로 만들어졌던 작품으로, 해설자의 친절하고 쉬운 설명이 곁들여져 가족용 뮤지컬로도 제격이다. 라이브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거장콤비 청년기 작품
옛날얘기 하듯 ‘극중극’ 형식에
종교적 내용 ‘코미디’로 재해석
한바탕 ‘난장’에 초대받은 느낌

브로드웨이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의 첫 작품(1968년)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가 지난달 29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재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의 세트와 다채로운 조명 등 초연 때보다 무대에 좀 더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초연 멤버 정동하 외에 김승대, 양요섭(비스트), 리사 등이 합류한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요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공연’보다 오히려 ‘작품’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19살(웨버)과 22살(라이스)에 불과했던 거장의 초기 성향이 묻어나기에 ‘천재들의 떡잎’을 엿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기 때문이다.

■ 초등생 눈높이에 딱인 쉬운 뮤지컬 <요셉…>은 원래 웨버와 라이스가 초등학교 학예회를 위해 만든 15분짜리 뮤지컬을 늘린 작품이다. 첫 시작부터가 초등생 눈높이에 맞게 제작된 셈이다. 형식상으로도 해설자가 나와 관객들에게 요셉과 형제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 ‘극중극’ 형식을 띠고 있다. 마치 유치원 선생님이, 다정한 엄마가 아이에게 옛날얘기를 해주는 느낌이다. 넘버들도 화려하기보단 소박하고, 동요처럼 쉽고 반복적인 후렴구가 많이 등장한다. 초등생을 데리고 온 학부모들이 눈에 많이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을 사용한 무대장치, 중간휴식을 포함해 150분 남짓인 공연시간 또한 집중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이나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지루하지 않게 다가가는 요소다.

■ 종교적 색채를 뛰어넘는 재기발랄 <요셉…>은 아버지의 편애를 질투한 형제들의 음모 때문에 이집트 노예로 팔려갔던 구약성서 속 요셉의 이야기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실제 이 작품은 종교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에게도 경쾌·발랄하게 다가갈 만큼 독특한 재미를 담고 있다.

요셉을 팔아넘긴 뒤 “요셉이 죽었다”며 아버지 앞에서 흐느끼며 슬퍼하는 연기를 하다 아버지가 가자 환호성 치며 춤을 추는 형제들의 모습은 웬만한 슬랩스틱 코미디 못지않게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요셉을 산 이집트의 대부호 포티파는 배불뚝이 피라미드 부동산업자로 변신하고, 이집트의 파라오는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하고 나와 음흉한 농담을 던지며 관객들을 유혹하는 ‘원맨쇼’를 펼친다. 이렇게 <요셉…>은 성경 속 엄숙함과 경건함 따위는 던져버리고 현대적인 재해석을 가미한 재기발랄함을 맘껏 펼쳐놓는다.

■ 꿈과 희망? 일단 놀고 보자! 드림코트는 아버지가 요셉에게 선물한 아름다운 총천연색 옷이자, 이 작품의 전개에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소품이다. 누군가는 드림코트의 의미를 ‘꿈과 희망’이라 말한다. 하지만 전형적 ‘엄친아’ 요셉이 편애를 받는 것도 모자라 모든 방해를 이기고 꿈을 이룬다는 성공 스토리는 ‘불온한’ 두 천재의 주제의식이라기엔 어쩐지 미심쩍다.

이 작품은 어쩌면 그냥 “한바탕 놀아보자”는 난장인지 모른다. 성경이고 신이고 기도고, 다 집어치우고 함께 춤추고 노래하자는 초대. 그래서인지 80년대 나팔바지를 입고 복고풍 댄스를 추고, 매스게임 같은 안무까지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초연보다는 두 천재의 본래 의도에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12월12일까지. 1544-1555.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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