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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20세기 마지막 걸작, 거장이 지휘한다

등록 2013-12-11 19:57수정 2013-12-11 23:16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0)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0)
한국서 80살 기념 연주회 여는 ‘펜데레츠키’
서울국제음악제서 80살 기념 공연
“음악은 과거와 현재 이어준 예술”
현대 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0·사진)가 한국을 방문한다.

폴란드 출신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펜데레츠키는 후기 낭만주의, 고전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곡으로 현대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올해 팔순을 맞은 그를 기념하는 음악제가 폴란드, 핀란드,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펼쳐질 정도다. 16~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에 참가하는 그를 10일 전화 인터뷰로 미리 만났다.

펜데레츠키는 “올해 80살 기념 해외공연을 서울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며 “처음 <교향곡 5번>을 한국 정부에서 위촉하여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과 연주한 이후 <테 데움>, <교향곡 8번>과 협주곡들, 그리고 많은 실내악곡을 한국 청중들에게 소개한 바 있다”고 한국과의 인연을 반가워했다.

펜데레츠키는 1958년 폴란드작곡가협회가 주최한 작곡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작곡가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인간의 실존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의 작품은 삶과 죽음, 선과 악, 고통과 죄의식, 원죄와 구원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2차 세계대전, 철의 장막 시대, 신자유주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인간 본성이 가지고 있는 어둠과 절망, 그리고 이것을 참회하고 구습을 버리기 위해 싸우고 투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지켜보았습니다. 인간의 실존이라는 문제는 인간이 무엇을 생각하고 보느냐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살아가고 행동하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저는 음악을 통해서 행동하고 살아갑니다.”

서울국제음악제에서 그는 <현악 4중주 3번>과 <현악 6중주>,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첼로콘체르토 2번>, <교향곡 7번 ‘예루살렘의 7개의 문’> 등 모두 6곡을 선보인다. 특히 20일에는 <뉴욕 타임스>로부터 ‘20세기 마지막 걸작’이라고 극찬받은 <교향곡 7번>을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케이비에스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서울시립합창단 등 400여명과 함께 연주한다. 그는 “<교향곡 7번>은 7개의 문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절망과 어둠을 타파하고 포용과 이해로 인류의 구원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희망의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18일 공연 ‘스승과 도제’도 눈길을 끈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애제자 류재준(43) 작곡가의 <첼로 협주곡 2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특별 공연이다. 두 사람은 2008년 바르샤바의 베토벤 부활절 축제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류재준의 <진혼교향곡>을 같이 연주한 바 있다. 제자와의 무대에 대해 그는 류재준 작곡가를 “나의 작품과는 다른 독자적 세계를 이미 지닌 작곡가”라고 칭찬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위대한 전통의 계승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 독자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찾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음악은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위대한 예술의 힘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서 예술은 미래를 밝힙니다. 지금 우리를 투영하며 과거의 우리를 끄집어냅니다. 우리는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고 자조하지만 음악은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증명해 줍니다.”

서울국제음악제에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71·시벨리우스음악원 교수)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37·서울대 음대 교수), 클라리네티스트 김한(17·영국 이튼칼리지), 피아니스트 박종화(39·서울대 음대 교수), 케이비에스교향악단, 서울바로크합주단, 상하이 콰르텟, 앙상블 오푸스 등이 출연한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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