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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빛을 내는 발레단 만들고 싶어요”

등록 2013-12-18 19:39수정 2013-12-18 22:33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비싸지 않은 발레 공연 구상 중
발레단 무대 오를 계획 아직 없어
“스타일 만들 수 있게 기다려 달라”
한국이 낳은 역대 최고의 발레리나, 세계의 무용가 강수진. 그는 어떤 국립발레단을 꿈꾸고 있을까?

신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강수진(46·사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 무용수는 18일 서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스스로 “흥분된 상태”라 말한 대로 그는 다소 들뜬 모습이었고, 유쾌하면서도 강단 넘치게 취임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그가 가장 강조한 단어들은 ‘빛’ 그리고 ‘시간’이었다.

“어제는 너무너무 좋은 날이었어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걸 받아봤어요. 뭐더라? 아, 맞다, ‘업무보고’요.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전달됐어요. 앞으로 이런 것도 연습하면 나아질 것 같아요.” 그는 “행정 공부는 안 했지만 연습하면 나아질 것 같고, 살아보니 겁내며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전에도 감독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강 감독은 이번에 수락한 이유를 “전에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발레리나로서 (감독이 될)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느낌’이 없었다”며 “이번 제안에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결혼할 때 ‘이 사람이 내 인생의 파트너다’라고 느낌이 오는 것 있잖아요. 이번에 그랬어요. 중요했던 것은 제 남편(터키 출신 전 동료 무용수이자 매니저인 툰치 소크만)이 한국에서 살 수 있는지였는데, 남편이 ‘너만 행복하고 네가 예술감독 가겠다면 따라가겠다’고 말해줬어요.”

강 감독은 “한국 발레의 수준이 예전에는 상상 못할 정도로 발전했다”며 “내가 국립발레단에 주고자 하고 원하는 것은 국립발레단만의 스타일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스타일은 바로 “무용수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고 그 빛이 모여 큰 빛이 나는 발레단”이라고 표현했다.

“제가 감독이 되었다니까 한국과 외국의 반응이 좀 다른 것 같아요. 한국에선 뭔가 보여주리라 기대하시는 것 같고, 외국에선 무용 감독들이 저보다 더 좋아하시면서 다들 ‘서두르지 마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는 “5년은 되어야 제가 말하는 스타일이 차츰 나올텐데 임기는 3년”이라며 “욕심부터 내지 않고 모든 무용수들이 자그마한 빛이라도 낼 수 있게 만들도록 시간을 달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비싸지 않게 발레를 만날 수 있는 공연도 구상하고 있고, 발레단의 땀 흘리는 연습 모습 등을 공개해 많은 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려 한다”는 계획을 먼저 공개했다.

세계적인 무용수다 보니 강 감독은 몇년 뒤까지 빈틈없이 짜인 스케줄을 요즘 취소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은퇴 시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공연이 확정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나비부인>을 뺀 나머지는 모두 취소할 계획이며, 은퇴 공연은 “2016년 6월께 슈투트가르트에서”라고 못박았다. 국내에서 국립발레단과 무대에 오르는 계획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발레단 무용수들을 위해서 온 것이니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면 모를 일이고 그럼에도 그건 나중의 일”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는 사랑해주실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저를 사랑해주신 것처럼 국립발레단을 사랑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모두들 아름다워지실 거예요.”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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