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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감성’ 품고 돌아왔다

등록 2014-01-07 19:36수정 2014-01-07 20:41

가수 동방신기
가수 동방신기
동방신기·비, 아날로그풍 새 앨범
데뷔 10년 동방신기 7집 ‘텐스’

경쾌하면서도 따스한 스윙재즈풍
강렬했던 이전과 달리 편안함 줘

프랑스 출신 남성 듀오 다프트 펑크가 지난해 발표한 앨범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들의 새로운 카드는 놀랍게도 ‘아날로그’였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음악 대신 기타·베이스·드럼 등 진짜 악기 연주를 전면에 내세워 일렉트로닉 음악 어법을 토대로 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영국 등은 물론 국내 음악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팝이 절대적 약세인 국내 음원 차트에서 1위부터 13위까지 모두 다프트 펑크 신곡이 휩쓰는 ‘줄세우기’ 현상이 벌어질 정도였다. 다프트 펑크의 토마스 방갈테르는 “요즘 음악은 감성적인 느낌 없이 넘치는 에너지와 육체적 자극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우리는 보다 감성적이고 덜 공격적인 것을 음악에 담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이 꼭 일렉트로닉을 좋아하지 않는 음악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최근 잇따라 발매된 비(사진 오른쪽)와 동방신기(왼쪽)의 새 앨범을 들어보면, 이런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동방신기 7집 <텐스>에서 이런 특징이 도드라진다. 타이틀곡 ‘섬싱’은 1930년대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스윙재즈를 차용했다. 트럼펫, 트롬본, 콘트라베이스 등 어쿠스틱 악기 사운드를 내세워 경쾌하면서도 따스한 스윙재즈 특유의 느낌을 살려냈다. 곡의 속도도 그다지 빠르지 않고 후렴구 멜로디 또한 친숙한 느낌을 준다. 이런 특성은 다른 수록곡들에서도 전반적으로 드러난다.

동방신기는 2인조 재편 이후 발표한 5집 <왜>와 6집 <캐치 미>에서 강렬하고 폭발적인 느낌의 곡들을 내세웠다. 그 결과 기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일반 대중의 반응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동방신기는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은 ‘중견’ 아이돌 그룹이 됐다. 팬들의 연령층도 올라간데다, 고정 팬을 넘어서는 확장성과 포용력을 보여줘야 할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우리도 나이가 들었는지 전자음보다 리얼 밴드 사운드가 더 좋아지더라. 우리가 그간 대중적인 음악을 들려주지 못했는데, ‘섬싱’이 공개되니 ‘전에는 멋있는 곡이었다면 이번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들의 전략과 의도가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가수 비
가수 비

비, 4년만의 6집 ‘레인 이펙트’

관악기 사운드 ‘라 송’ 라틴 느낌
오케스트라 협연·민요 섞은 곡도

비가 군 복무를 마치고 4년 만에 발표한 신작인 6집 <레인 이펙트>는 엄밀히 말해 ‘아날로그’ 감성의 앨범은 아니다. 타이틀곡 ‘서티 섹시’는 반복적인 전자음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댄스 곡이다. 하지만 더블 타이틀곡이자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인 ‘라 송’에서는 아날로그 요소가 듬뿍 묻어난다.

카세트테이프로 재생한 듯한 고풍스러운 음악이 흐르는 도입부를 지나면 곧바로 관악기 사운드가 터져나온다. 비트도 전자음으로 찍은 게 아니라 낡은 드럼으로 연주한 듯한 느낌을 준다. “라~ 라라라라” 하고 이어지는 후렴구는 라틴 음악 분위기를 풍기고, 간주 부분에선 일렉트로닉 기타 연주가 질주한다. 비는 “제 노래 중 술 먹고 함께 부를 만한 대중적 히트곡이 없다. 브라질 월드컵도 다가오니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 곡을 만든 의도를 설명했다.

비는 이번 앨범의 모든 수록곡을 작곡가 배진렬과 함께 만들었다. 달콤한 세레나데인 ‘마릴린 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디어 마마 돈트 크라이’ 등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도 실었다. 그는 “수록곡에 오케스트라 협연, 창과 민요도 나오고 밴드와 함께한 스윙도 있다. 어디 가면 한국 아티스트라고 할 텐데, 창피하기 싫어 별의별 짓을 다했다. 골라 듣는 재미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큐브디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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