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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소리에 연기력, 외모 두루 갖춘 ‘창극계 시아준수’

등록 2014-01-09 19:46수정 2014-01-09 21:30

국립창극단의 새내기 김준수씨는 출중한 소리 실력에 출중한 외모를 갖춰 입단 전부터 국립창극단이 미래의 창극 스타로 점찍었다. 지난해 최연소로 입단하자마자 주연을 연이어 맡았고, 올해 더욱 발전이 기대되는 국악계의 유망주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립창극단의 새내기 김준수씨는 출중한 소리 실력에 출중한 외모를 갖춰 입단 전부터 국립창극단이 미래의 창극 스타로 점찍었다. 지난해 최연소로 입단하자마자 주연을 연이어 맡았고, 올해 더욱 발전이 기대되는 국악계의 유망주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문화‘랑’] 주목! 2014
② 국립창극단원 김준수씨

고교시절 이후 콩쿠르 휩쓸고
지난해 역대 최연소로 입단
줄줄이 주인공 꿰차며 기대 한몸
“판소리 완창무대 해보고 싶어”
뮤지컬계에 제이와이제이의 시아준수가 있다면, 창극계에는 국립창극단의 김준수가 있다?

젊은 소리꾼 김준수(23·중앙대 전통예술학부 4)씨는 2013년이 꿈만 같다. 지난해 1월 늘 꿈꿨던 국립창극단에 역대 최연소 단원으로 입단했고, 곧바로 3월 창극 <서편제>의 주인공 ‘어린 동호’ 역을 꿰찼다. 또 5월에는 창극 <메디아>의 ‘이아손’ 역, 6월 다시 <서편제> ‘어린 동호’ 역, 12월 창극 <배비장전>의 ‘배비장’ 역으로 줄줄이 주인공을 도맡았다. 갓 입단한 신입 단원 막내로선 실로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는 국립국악원이 새로운 피 수혈을 위해 10년 만에 뽑은 이광복(31), 최호성(27), 이소연(30), 정은혜(30), 민은경(32)씨 등 6명의 출중한 신입 단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따라서 국립창극단이 차세대 창극을 대표할 스타로 그를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만큼 올해 김준수가 어떻게 더 성장할 것인지가 더욱 국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국립창극단 입단 꼭 1년째가 되는 날인 지난 7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난 그는 ‘창극계의 시아준수’라는 별명으로 새해 덕담을 건네자 손사래를 쳤다. “제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준수 팬들에게 테러 당해요.”

지난 1년을 숨가쁘게 보낸 그는 1년을 맞아 출근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릴 적 소리를 배웠던 기억도 나고, 선생님들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어렵게 국악 콩쿠르에서 우승해서 군 면제를 받고는 너무나 기뻐서 알지 못하는 옆 사람을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던 일도 스쳐갔어요.”

김준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텔레비전을 본 뒤로 창극단 배우가 되고 싶어했다. 그렇기에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많은 분이 믿어주시고 귀엽게 봐주신 덕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줍어했다. 하지만 그는 될성부른 나무였다.

2009년 목포 전남예술고 2학년 때 임방울국악제 학생부 고등부 대상을 수상하고 국립극장 ‘차세대 명창’에 선정되었고, 이듬해 국립창극단 ‘내일의 소리, 내일의 명창’에 뽑히면서 국악계의 관심을 끌었다. 2012년에는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부문 은상, 2013년에는 국립국악원 온나라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금상,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 금상 등을 휩쓸며 젊은 명창의 길을 걸어왔다.

창극 <배비장전>의 주인공 김준수씨의 공연 모습. 국립극장 제공
창극 <배비장전>의 주인공 김준수씨의 공연 모습. 국립극장 제공

특히 그는 판소리뿐만 아니라 연기와 춤에도 끼가 많아 2011년 5월에 전북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의 <춘향전>에 ‘이몽룡’ 역으로 캐스팅되더니 2012년 12월에는 국립창극단의 객원으로 창극 <배비장전>의 주인공 ‘배비장’ 역으로 발탁되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주위에서도 너무 기대하니까 어렵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주인공 역을 계속 맡으니까 부담도 크고, 기대치에 못 미치면 어떡하나 항상 불안해요. 하지만 열심히 배우면서 경험을 쌓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겸손함과 달리 나날이 늘어나는 캐릭터 분석력과 탄탄한 소리 실력으로 선배 단원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김성녀(64) 국립창극단장은 “중앙대 교수로 있으면서 신입생이었던 준수를 눈여겨보았다. 성실하면서도 속이 깊고 무엇보다 성음이 명창이 될 수 있는 바탕을 타고났다”고 평했다. “소리 실력도 좋은 데다 꽃미남의 외모도 갖춰서 잘 키우면 우리 판소리와 창극을 지켜나갈 멋진 명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칭찬했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4학년 음악시간에 ‘도라지타령’과 ‘둥당기타령’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되어서 국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담임교사는 그의 노래를 듣고 학교 대표로 강진군에서 개최하는 전통음악 경연대회에 출전시켰다. “그 대회에서 어떤 누나가 하는 판소리를 들었는데 뭔가 가슴을 울리는 걸 느꼈어요.” 그가 판소리를 배우겠다고 하자 부모는 반대했다. 그는 몇달에 걸쳐 조르고 또 졸라 허락을 받아냈다. 그리고 판소리 선생 백미경씨를 수소문 끝에 찾아가 소리 공부를 시작했다. 그 뒤 중학교부터는 목포의 박금희(박방금·65·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9-4호) 명창을 만나면서 소리 길을 넓혀나갔다.

그는 “백미경 선생님의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씀과 박금희 선생님의 ‘먼저 사람이 되어라’라는 가르침을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창극 배우로 경험을 쌓으면서 소리꾼으로 ‘판소리 완창’ 무대와 이자람 선생님의 <사천가>나 <억척가> 같은 작업도 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요즘 2월19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극 <숙영낭자전>(김정숙 작, 권오성 연출)의 연습에 푹 빠져 있다. <배비장전>에 이은 국립창극단의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시리즈’ 두번째로, 신선계와 인간계를 넘나드는 조선시대판 사랑과 전쟁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불리지 않는 판소리 <숙영낭자타령>을 창극으로 꾸민 이 작품에서 그는 ‘숙영낭자’의 연인인 남자 주인공 ‘선군’ 역을 맡는다.

“창극은 뮤지컬 못지않게 매력 있는 우리의 전통공연 장르입니다. 판소리는 모노드라마로서도 좋은 예술이지만 창극은 판소리에 배우의 연기가 더해져서 이야기 속 인물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 추임새와 장단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재미가 있어요.”

그는 “요즘 국립창극단에서 선보이는 현대적인 창극과 옛 창극을 결합한 공연에 관객들 반응이 좋다”며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젊은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젊은 새내기 단원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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