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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블랙홀의 희망 사자후 ‘일어나, 괜찮아’

등록 2014-03-16 20:21

밴드 블랙홀
밴드 블랙홀
새 앨범 ‘호프’ 9년만에 발표

이전 발표 4곡에 신곡 5곡 담아
어깨 처진 소시민 토닥이며 응원
팬들 위한 헌정곡 ‘그 길은…’도

29일 올림픽공원서 발매기념 공연
“후배들한테 멋진 무대 보여주고파”
블랙홀은 1989년 데뷔 이후 25년 동안 헤비메탈의 외길을 걸어온 밴드다. 1집 수록곡 ‘깊은 밤의 서정곡’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을 뿐 아니라, 8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우리 사회와 역사를 노래하고 국악과 헤비메탈을 접목하는 실험에도 나서는 등 남다른 길을 모색해왔다.

블랙홀이 새 앨범 <호프>로 돌아왔다. 2005년 발표한 8집 <히어로> 이후 무려 9년 만의 신작이다. 하지만 정규 9집은 아니다. 이전에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4곡에다 신곡 5곡을 더해 모두 9곡을 담은 일종의 스페셜 앨범이다. 리더 주상균(보컬·기타)은 “콘셉트를 잡고 작업한 정규 앨범이 아니라 그때그때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노래들을 모은 ‘비망록’ 같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과 2009년 디지털 싱글로 먼저 선보인 곡 중에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유독 많다. 거짓말을 일삼는 사회 지도층을 빗댄 ‘라이어’, 언론이 진실 보도를 해주기를 바라는 ‘더 프레스 디프레스’, 아이들 교육 문제를 다룬 ‘사랑한다면’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여는 등 목소리를 드높이던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번에 새로 공개한 신곡들에선 ‘희망’과 관련된 노래들이 많다. 앨범 제목을 <호프>라 붙인 이유다. 타이틀곡 ‘일어나, 괜찮아’는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응원가다. “때론 어두운 빗속을 헤매일 순 있지만/ 때론 넘어져 몸속 깊이 눈물로 젖지만/ 다시 한번 일어나 가라”고 용기를 북돋는다.

‘그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는 지치고 힘들 때도 늘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다. 50여명의 팬들이 기타리스트 이원재의 지휘에 맞춰 코러스로 참여했다. 부산, 전남 고흥 거금도, 심지어 미국에서 온 팬도 있단다. 참여한 팬들의 이름을 모두 앨범 속지에 새겨넣었다. 이원재는 “팬들이 기대보다 노래를 훨씬 더 잘해줘서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2010년 소속사도 없고 돌파구도 안 보여 밴드가 무척 힘들어할 때였어요. 팬들이 돈을 모아 공연을 직접 열어주더라고요. 우리한테 출연료도 주고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힘을 내야겠구나 하고요. 이후 헤비메탈 연속 기획공연 ‘메탈하니’, 1년에 걸쳐 우리 밴드의 역사를 돌아보는 기획공연 ‘히스토리’ 등을 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죠.”(주상균)

수많은 무대로 다져진 이들은 ‘블록버스터급 공연’을 준비중이다. 오는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아트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공연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선 이번 앨범 수록곡 ‘유니버스’처럼 록과 일렉트로닉을 버무려 클럽 파티 같은 분위기를 낸다. 2부에선 어쿠스틱한 무대를 선보이고, 3부에선 원초적인 밴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정병희(베이스)는 “국내 헤비메탈 공연으로선 정말 최고의 무대가 될 거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거물 록 음악인에게 블랙홀 음악을 들려주니 ‘마음에 든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번 공연을 함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디아블로, 이현석 프로젝트 밴드 등 후배 밴드들을 관객으로 초대해 혼신을 다한 멋진 무대를 보여주려고 해요. ‘우리도 힘들지만 여기까지 왔다. 이제 다음은 너희들이 이어가야 한다. 너희들이 계속해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주상균의 말이다. (02)420-1574.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윈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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