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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좀이 쑤셨다, 날고 싶어서…

등록 2014-03-26 08:17수정 2014-05-13 13:59

2010년 10집 추락 쓴맛…비상 위해 새 앨범 1820시간 녹음
이승환 “체념 말고 일어나요 메시지”…도종환 시인 쓴 가사도
이승환이 26일 발표하는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에는 ‘전’(前)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후편이라도 있는 걸까?

“애초 시디 두 장의 더블앨범을 구상했어요. 하지만 전편의 흥행 성적을 보고 후편을 낼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18일 서울 신사동의 어느 바에서 만난 이승환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3년에 걸쳐 1820시간 동안 녹음하며 순수 녹음비로만 3억8000만원을 썼고, 전편에서만 뮤직비디오를 5편이나 만드는 등 돈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홍보·마케팅을 열심히 한 적이 없다”고 했다.

“2010년 발표한 10집 <드리마이저>가 흥행 참패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뒤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어요. ‘이게 경제활동인가, 취미활동인가’ 반문하며 더이상 앨범을 내고 싶지도 않았죠. 하지만 2년쯤 지나니 좀이 쑤시고 창의력을 주체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제는 벼랑 끝에 서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음반을 대중적으로 만들었어요. 대신 완성도는 놓치지 말자 해서 녹음에 더 큰 공을 들였죠.”

앨범 제목도 이와 관련된 듯하다. “10집의 실패가 비상을 위한 추락이었다는 개인적 의미도 담고 싶었고요, 사회적으로 답답하거나 체념하고 있는 분들께 ‘바닥을 치지 않았니. 이제 좀 깨어나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앨범 발매에 앞서 선공개한 ‘내게만 일어나는 일’은 이승환 특유의 애절함이 담긴 발라드다. 하지만 여기에 한국 힙합 1세대 래퍼인 가리온 엠시메타의 랩을 넣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전형적인 단조 발라드에 웅장한 코러스와 랩을 넣어 신파이되 신파이지 않게 보이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는 흥겨운 펑키 스타일의 곡이다. 이승환은 “사회적으로 답답하고 암울한 느낌이 들 때 밝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타이틀곡을 처음으로 발라드 아닌 펑키한 노래로 골라봤다”고 했다. 이 노래에는 이소은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제가 소은이를 중학생 때 발탁해 1·2집을 제작했어요. 지금은 미국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피처링을 부탁하니 단번에 오케이 하더라고요.”

마지막 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도종환 시인이 가사를 붙인 곡이다. 지난해 여름 봉하마을 음악회에서 도 시인을 처음 만나 가사를 부탁했다고 한다. “도 시인이 딱히 누군가를 생각하며 가사를 쓴 건 아닌데, 제가 노래할 때 이상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나더라고요. 도 시인에게 그 얘기를 하니 ‘그건 부르는 사람의 몫’이라고 하더군요.” 노래의 하이라이트인 합창 부분은 ‘평화의 나무’ 시민합창단에 요청했다.

대중가수로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데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가수가 옳고 그름을 노래하는 건 주제넘을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부르는 게 문제일까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향을 나타내는 게 그리 잘못된 걸까요? 전에는 사회 참여를 하던 연예계 친구들도 이제는 대부분 안 해요. 얘기를 들어보면 이해는 돼요. 그래도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한 명쯤은 깃발처럼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승환은 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4월5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4월12일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11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그는 “음원이나 음반 판매는 크게 기대하기 힘들고, 공연이 어느 정도 잘되면 올해 안에 11집 후편을 내려고 한다”며 “전편에 대중친화적인 곡이 많다면, 후편에는 실험적인 록 스타일의 곡이 많이 들어갈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승환은 오는 30일 서울 홍대 앞 브이홀에서 옐로우 몬스터즈, 내귀에 도청장치 등 인디 밴드들과도 공연한다. “어느덧 데뷔 25주년이더라고요. 나름 산전수전을 겪어왔지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지금도 공연할 수 있다는 걸 행운으로 생각해요.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7080 콘서트’에도 나가지만 인디 페스티벌에도 나가며 인디와 오버의 접점에 있다는 겁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드림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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