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혜 작 ‘한글은 땅을 닮았다’. 가나인사아트센터 제공
한글의 자모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전라도 해남 산 돌덩이 위에 흩뿌려진 글자판들. 그 격자의 판에 힘주어 새긴 자모들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각작가 김내혜(55)씨는 새김 글자들의 정중동 퍼포먼스(‘한글은 땅을 닮았다’)를 연출한다. 한글의 창시자 세종이 주창했던 하늘·땅·사람의 합일을 함축하는 작품이다. 9~14일 서울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선보일 김씨의 8번째 개인전은 얼개가 색다르다.
‘조선실학인 인장’ 등 나무·돌·금속 등에 파고 새긴 인장들 모음과 더불어 대형 설치작품과 조선시대 장황(표구) 양식을 재현한 첩과 7m 넘는 두루마리 작품 등을 내놓았다. 작가는 한글 창제를 주제로 한 한글판본체 작품과 한반도의 소리를 새긴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02) 723-2324.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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