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 ‘내추럴리 세븐’
아카펠라 ‘내추럴리 세븐’ 내한공연
입으로 기타 등 악기소리 만들어
눈감고 들으면 밴드연주 듣는듯
입으로 기타 등 악기소리 만들어
눈감고 들으면 밴드연주 듣는듯
악기는 사람이 몸으로 내는 소리를 흉내내 만든 것이 그 기원이다. 온갖 악기가 발달한 요즘에도 사람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가장 원초적인 감동을 주는 건 그래서다. 악기 없이 사람 목소리만으로 구성하는 음악 장르인 아카펠라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아카펠라를 넘어 ‘보컬 플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운 그룹이 있다. 미국 7인조 그룹 ‘내추럴리 세븐’(사진)이다. 이들이 오는 18~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2012년 첫 내한공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후 2년 만이다.
보컬 플레이의 특징은 단순히 목소리만으로 노래하는 차원을 넘어 목소리 자체가 악기가 되어 ‘연주’를 한다는 점이다. 비트박스, 스크래칭,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퍼커션, 하모니카 등 수많은 소리를 입으로 진짜처럼 만들어내, 눈 감고 들으면 악기를 갖춘 밴드가 연주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러브>는 “내추럴리 세븐을 아카펠라 그룹으로 부른다면 과소평가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트럼펫, 기타, 베이스, 첼로, 하모니카, 완벽한 드럼 세트로 공연을 하는데, 놀랍게도 모든 소리를 목소리만으로 내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1999년 결성한 내추럴리 세븐은 처음엔 다른 아카펠라 그룹들과 비슷하게 출발했다. 그러다 로저 토머스, 워렌 토머스 형제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방식의 연주법을 도입했다. 어린 시절 드럼을 갖고 싶었으나 너무 시끄럽다는 어머니의 반대로 좌절한 이들 형제는 목소리로 킥, 탐, 스네어, 심벌 등 드럼 소리를 내는 법을 익혔던 것이다. 다른 멤버들도 각자 목소리에 맞는 악기 소리를 내는 법을 연구해 오늘의 보컬 플레이 형태를 완성했다.
이들이 프랑스 파리 지하철 안에서 히트곡 ‘필 잇’을 부르는 영상은 유튜브에서 56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다른 영상까지 더하면 2000만건 넘는 조회수를 올렸고, 유럽 투어가 전석 매진을 이룰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자신들의 히트곡을 총망라해 들려줄 예정이다. 1544-8117.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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