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식민지·냉전·여성 함축
‘귀신, 간첩, 할머니’.
오는 9~11월 열리는 국내 최대규모의 격년제 미디어아트 국제전시인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색다른 전시 주제를 정했다. 아시아의 식민지·냉전 역사와 여성의 고난을 함축한 주제어들이라고 한다.
미디어시티서울의 박찬경 예술감독과 조직위원회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전시주제와 10여개국 참여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박 감독은 간담회에서 전시 주제에 대해 “‘귀신’은 지배적인 역사에서 누락된 고독한 유령을 불러와 한맺힌 말을 경청한다는 뜻이며, ‘간첩’은 아시아에서 식민시대와 냉전의 경험을, ‘할머니’는 ‘귀신과 간첩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증인으로 그 폐해의 핵심에 여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작가는 민정기, 양혜규, 최원준, 배영환씨 등 한국작가 10여명을 비롯해 타무라 유이치로(일본),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30여명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최고 재판소로 썼던 서울시립미술관의 건물 역사를 재조명하는 타무라의 작품 등 신작 10여점을 같이 선보이게 된다.
미디어시티서울은 9월2~11월23일 서울 서소문 시립미술관 본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며 최근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반영한 설치영상, 영화, 사진 등을 상영·전시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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