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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꼭두각시놀음의 ‘뒤’를 비추다

등록 2014-04-10 19:31수정 2014-04-10 20:38

미디어아트 공연 모습.
미디어아트 공연 모습.
‘혜화동 1번지’ 미디어아트 공연
인형조종자 감추는 방식 탈피
카메라로 ‘대잡이’ 모습 보여줘
꼭두각시놀음의 주인공은 꼭두(인형)다. 그런데 꼭두 대신 꼭두를 조종하는 대잡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1994년 출범한 젊은 연극연출가 그룹 ‘혜화동1번지’의 5기동인이 여는 ‘봄페스티벌-전통’ 기획전의 두번째 공연작 ‘꼭두각시놀음 조종자편’(사진)에서다.

9일 서울 ‘혜화동 1번지’ 극장을 찾았다. 무대부터가 수상쩍다. 두 대의 고정된 카메라와 한 대의 이동 카메라가 장착된 무대 한복판에 가로 2m 세로 1m의 스크린이 떡하니 걸려있다. 전통적인 꼭두각시놀음에서는 검은 장막 뒤에서 대잡이들이 막대기나 실 또는 줄을 이용해 인형을 조종했지만, 이 연극은 카메라라는 미디어를 이용해 인형을 조종하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전통 꼭두각시극이 ‘미디어 아트’로 환생한 것이다. 미디어 아트는 카메라 등의 현대기술을 이용한 예술이다. 배우도 미디어 아트의 한 부분이다. 배우는 인형 조종자 역할을 하면서 음향이나 조명 등 스태프의 역할까지 겸하는데 관객에게 이런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꼭두각시극의 전통대로 풍자와 해학을 계승하되, 그 소재와 대상은 현재 시점의 사건과 권력이다. 우선 송파구 ‘세 모녀의 비극’ 풍자. “정부는 훌륭한 제도를 마련했는데 홍보 부족 때문에 비극이 발생했다”며 평안감사가 홍보담당자를 족친다. 소치겨울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를 빗댄 부분에선 “아까운건 안현수가 아니라 금메달일뿐”이라며 권력자를 조롱한다.

연출자 김제민씨는 “이번 공연에는 심우성 채록본(1970년)을 썼는데 옛 말들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가능하다면 대부분 수정을 하지 않았다. 꼭두들도 원래대로 모두 등장시켜 원형을 살리려 노력했다. 대신 형식적인 부분만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현대적 연출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88개 피아노 건반의 아름다움을 예술가의 삶과 연결한 음악극 <노베첸토>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94년 이윤택, 기국서, 채승훈 등으로 출범한 ‘혜화동 1번지’는 그간 박근형, 김광보, 양정웅, 이해제 등 당대를 주름잡는 젊은 연출가를 배출한 연출가 동인으로 2011년 출범한 5기는 윤한솔, 김수희, 김한내, 이양구, 김제민이다.

5기동인은 이번 봄페스티벌에서 꼭두각시놀음 조종자편’(3~13일)에 이어 ‘사랑가, 금기를 벗다’(17∼27일), ‘흩뿌리니 날리어’(5월1∼11일), ‘빌려온 환상’(5월15∼25일)’을 무대에 올린다. (02)922-082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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