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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천마총 특별전 제대로 감상하려면

등록 2014-04-10 19:42수정 2014-04-11 09:33

천마총 특별전.
천마총 특별전.
“고마워요. 행복하게 해줘서…”

지난달 28일 국립경주박물관의 천마총 특별전 전시장을 돌아본 미술사가 안휘준 교수는 이영훈 관장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의 찬사처럼 이번 전시는 국내 발굴유물 전시에 획을 그으며 ‘수장고 고고학’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수장고 출품 유물들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는 준비작업부터 무덤 안을 산책하는 듯한 공간 구성까지 문화재 전시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소장품 관리와 명품 추리기에 급급했던 폐습을 벗어나 소장품의 가치를 제대로 꿴 것이 적중했다. 보존과학 역량을 동원해 집중분석한 천마총 유물들은 놀라운 ‘팩트’와 의미들을 쏟아내며 대중성과 학문적 품격이란 두 토끼를 다 잡았다.

전시감상의 눈대목은 메들리처럼 이어지는 신라 그림들 파노라마다. 전시장 안쪽에는 금동판 천마도를 시작으로, 백화수피에 그린 국보 천마도와 역시 새로 발견된 또다른 짝의 천마도를 코앞에서 볼 수 있도록 밀착해 진열했다. 금동판 천마도 옆에는 1924년 금령총에서 발굴돼 정체를 몰랐다가 금동 천마도 발견으로 같은 종류의 그림이 유력해진 말 머리 조각이 놓여 있다. 고구려 벽화와 빼닮은 기마 무사와 상상의 새가 뛰어노는 채화판 2종은 국보 천마도 진열장 맞은편에서 고대미술의 황홀경으로 관객을 몰아간다. 고화질 텔레비전으로 천마도의 미세한 세부까지 샅샅이 볼 수 있게 한 ‘디지털 돋보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보존과학 덕분에 드러난 출토품의 다채로운 무늬들을 보는 기쁨도 있다. 연꽃송이와 덩굴무늬가 표면에 흘러 다니는 큰칼 파편과 금동제 바리 표면의 용과 날개 펼친 서역풍 새무늬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말안장 앞에 놓였던 금동투조가리개의 거북등 무늬 안에서 해학적인 신라인의 얼굴들도 만나게 된다. 천마도 말다래로 덮여 있던 부장품궤 속 유물들도 눈맛을 돋운다. 신라산 달걀이 든 앙증맞은 미니 장군들이 맵시를 뽐내고, 이 장군들이 담겨 있던 뚜껑 덮인 쇠솥은 투박한 신라풍 생활 디자인의 진수다.(사진) 수십개 나왔다는 쇠뿔들도 널려 있다. 신라 고위관직명 ‘각간’이 뿔을 뜻하므로 고위직 모자 앞에 둘렀던 게 아닌가 짐작하고 있다. 6월22일까지. (054)740-7500.

경주/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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