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디 사발.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고음악계 별’ 조르디 사발 등 내한
레밥·레벡 등 전통 고악기 이용해
르네상스·바로크 시대 음악 연주
레밥·레벡 등 전통 고악기 이용해
르네상스·바로크 시대 음악 연주
올 봄, 고음악 연주회가 쏟아진다.
‘고음악계의 별’ 조르디 사발과 에스페리옹21(4월29일 엘지아트센터), 필립 자루스키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4월30일 엘지아트센터),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5월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가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고음악이란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등으로 대표되는 고전주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음악을 통칭한다. 청중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것은 주로 17세기초~18세기 중반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며,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실연으로 들을 기회는 흔치 않다. 초심자들은 ‘어렵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기도 하지만, 악기에 대한 몇 가지 정보만 알아둬도 고음악에 몰입하고 즐기기가 한결 쉬워진다.
첼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비올라 다 감바의 권위자 조르디 사발(73)은 이번 공연에서 고음악 전문 실내악단 에스페리옹21과 ‘동양과 서양’이라는 주제로 13~18세기 이슬람 문화권과 기독교 문화권의 음악을 들려준다.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사발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과 아프가니스탄, 터키, 아르메니아, 모로코 등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유대 지구의 고음악을 폭넓게 탐구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 청중이 처음 보는 아랍의 전통 악기들이 등장한다. 사발은 아랍의 현악기 레밥(사진)과 레벡을 연주한다. 레밥은 비올라보다는 크고 첼로보다는 작은 크기이며 첼로처럼 무릎 사이에 끼고 활로 현을 마찰해 소리를 낸다. 레벡은 레밥이 서구로 전해져 변형된 것이다. 형태나 음색이 첼로를 비롯한 비올족 현악기와 한층 더 흡사하다. 이밖에 스페인에서 이슬람으로 전래된 기타 형태의 모리스카, 고대 이집트의 하프에서 변형된 카눈 등 발현악기와 더불어 약 72~100개의 금속 현이 매여 있는, 피아노의 조상이라 불리는 타현악기 산투르 등도 만날 수 있다.
카운터 테너 필립 자루스키(36)와 협연하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53)가 이끄는 이탈리아 고음악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는 모두 당대의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원전 악기)로 연주하는 단체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바로크 바이올린은 금속현 대신 양의 창자(거트)를 꼬아 만든 줄을 연결하고 가볍고 장력이 약한 바로크 활로 연주한다는 점이 오늘날과 가장 크게 다르다. 현대 바이올린에 비해 소박하고 정감 있는 음색을 들려주며 음량은 작다.
또 다른 시대 악기 비올라 다 감바는 첼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4개의 현이 연결된 첼로와 달리 5~7개의 현이 있고, 기타처럼 지판에 프렛이 달려 있다. 역시 거트 현을 사용하며 음량은 작지만 우아한 음색을 들려준다. 류트는 기타처럼 줄을 튕겨 연주하는 발현악기들의 아버지 격으로, 만돌린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낭창낭창한 소리를 들려준다. 6현부터 13현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바로크 음악에서 필수적인 악기 중 하나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