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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백남준 잇는 거장…일본 모노하운동 이끌어

등록 2014-04-24 19:43수정 2014-04-25 09:05

이우환씨의 설치 조각 <대화>. 2011년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의 대표작이다.  데이비드 힐드 제공
이우환씨의 설치 조각 <대화>. 2011년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의 대표작이다. 데이비드 힐드 제공
이우환의 작품 세계와 삶
이우환씨는 한국 미술계에서 백남준을 잇는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점·선, 돌, 철판 등의 소재에서 현상학적 맥락을 캐는 ‘관계항’ ‘조응’ 등 연작들은 그 난해함에도, 경매시장에서는 가장 비싼 값에 팔린다. 2000년대 이래 조사 때마다 생존 작가 중 지명도 1위, 낙찰액 1위를 독점하고 있다. 2001~2013년 총 낙찰액은 500억원을 넘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에서 <만남을 찾아서> <여백의 예술> 등 철학·미술 관련 저술을 다수 출간한 인문학자임을 고려하면 아이러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이씨는 서울미대를 석달 만에 중퇴하고, 1956년 일본에 밀항한다. 니혼대에서 철학도의 길을 가려 했지만, 여러 고민 끝에 작가의 길로 다시 들어선다. 대학에서 배운 현상학 등을 바탕으로 서구의 팝아트, 미니멀 등의 유행을 건드리던 청년 작가의 고민은 일본과 한국을 전화 속에 몰아넣은 타자 배척과 나 중심의 근대적 사고에 대한 의문으로 쏠렸다. 주체인 작가의 작업과 작품에 개입하는 여백과 공간 등 다른 요소들과의 교감을 통해 보는 눈을 넓히려는 구상이 피어났다. 돌, 철판 등의 단순한 자연·인공물을 그대로 드러낸 모노하 운동의 시동이었다.

많은 추종 작가들을 이끌고 일본 미술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그는 71년 파리 비엔날레에 출품하며 국제적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모노하는 박서보, 서승원 등 당시 국내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며 70~80년대 한국 미술을 지배한 ‘단색조 회화’(모노크롬)의 유행을 낳은 산파가 되기도 했다.

컬렉션 명가인 삼성가와의 친분도 깊다. “60년대부터 이병철 선대 회장과 최순우 선생 등 고미술전문가들 사이에 심부름을 자주 하면서 인연을 쌓게 됐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과도 그 시절부터 즐겨 어울리며 답사를 다닐 만큼 절친했고, 지금도 종종 만나 대화를 나누는 사이다. 삼성 쪽은 오래전부터 이우환미술관을 구상해왔으나, 최근 지자체들의 미술관 건립에 따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다마예술대 명예교수인 이씨는 지난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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