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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버스 ‘프리실라’, 성 편견 따윈 날려버려

등록 2014-05-11 19:35수정 2014-05-11 20:01

뮤지컬 <프리실라>
뮤지컬 <프리실라>
뮤지컬 ‘프리실라’ 7월 한국 초연

성소수자 소재로 한 ‘쇼뮤지컬’
70~80년대 히트팝 28곡 OST로
LED로 장식된 버스·화려한 의상
“보수적인 한국서도 공감 얻을것”
지난달 26일 스웨덴 스톡홀름 예타레욘 극장. 뮤지컬 <프리실라>(사진)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1120석 규모의 극장은 만석이었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관객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는 점.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막이 올랐다. 그러나 스토리텔러인 3명의 디바가 공중에서 내려와 ‘이츠 레이닝 맨’을 부르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관객 모두가 떠나갈 듯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다. 흥얼흥얼 따라부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윽고 수천개의 엘이디(LED)가 총천연색 빛을 내는 버스 ‘프리실라’가 등장하자 환호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오는 7월 한국에 상륙하는 뮤지컬 <프리실라>는 이렇게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무대장치가 관객들을 압도하는 ‘쇼 뮤지컬’이다. 원작은 성소수자인 여장남자(드래그 퀸)들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오스트레일리아 영화다. 이를 뼈대로 1970~80년대 미국과 유럽 차트를 석권한 히트팝을 적절히 녹여냈다. 무비컬 양식과 주크박스 양식을 융합해 탄탄한 스토리와 귀에 꽂히는 넘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 것.

이야기는 시드니의 한 클럽에서 드래그 퀸 쇼에 출연중인 틱이 별거중인 아내에게서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틱에게 새 레퍼토리 구상보다 더 두려운 것은 아직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8살 아들 벤과의 만남. 결국 틱은 드래그 퀸계의 왕년의 스타 버너뎃, 트러블 메이커 애덤과 함께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2876㎞의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각자 자신들의 정체성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간다. 오리지널 프로듀서 게리 매퀸은 “겉으로 보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지만, 사실 <프리실라>는 가족애와 성 정체성을 넘어선 휴머니즘에 관한 이야기”라며 “다소 보수적인 한국에서도 충분히 공감을 끌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토리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라이크 어 버진’(마돈나), ‘걸스 저스트 워너 해브 펀’(신디 로퍼), ‘핫 스터프’(도나 서머), ‘아 윌 서바이브’(글로리아 게이너) 등 28곡의 팝 명곡 넘버들. 한번쯤 들어본 귀에 익은 곡들이라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여기에 플립플롭, 스와로브스키, 타조깃털 등으로 장식된 톡톡 튀는 500여벌의 의상과 200여개의 가발은 눈을 호사스럽게 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261번이나 의상을 갈아입는다. 길이 10m, 무게 8.5t짜리 버스 ‘프리실라’는 제2의 주인공이라 불러도 될 법한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수천개의 엘이디는 쉴새없이 파랑, 빨강, 초록 등 무지갯빛으로 변하고, 버스 자체도 360도 회전을 하며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브리텐 마리클로드(63)는 “멋지고 디테일한 의상, 귀에 친숙한 신나는 템포의 노래가 잘 어우러진 무대였다”며 “다소 수위 높은 농담도 있지만 웃고 즐기기엔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관객들은 박수를 치고 발을 구르며 세번의 커튼콜을 이끌어 냈다. 7월8일~9월28일.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

스톡홀름/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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