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과 번개 소리’ 같은 음색으로 유명한 남성 합창단 돈코사크
남성 아카펠라 ‘돈코사크’ 내한
1차 세계대전 포로수용소서 시작
장중한 하모니와 발성 등 압권
1차 세계대전 포로수용소서 시작
장중한 하모니와 발성 등 압권
“넘쳐 넘쳐 흐르는 볼가 강물 위에/스텐카 라진 배 위에서 노랫소리 들린다/ 페르시아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띠운 그 입술에 노랫소리 드높다/ 다시 못 올 그 옛날의 볼가 강물 흐르고/ 꿈을 깨친 스텐카 라진 장하도다! 그 모습.”
일제 강점기 항일 독립군의 애창곡이었던 ‘스텐카 라진’의 노랫말이다. 장중하고도 구슬픈 곡조의 이 러시아 민요엔 1670년대 러시아 황제의 폭정에 맞서 농민혁명을 일으킨 ‘스텐카 라진’의 비극적 사랑이 담겨 있다. 이 곡은 1970~1980년대 포크 가수 이연실이 번안곡을 부르면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다.
‘천둥과 번개 소리’ 같은 음색으로 유명한 남성 합창단 돈코사크(사진)가 이달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어 15~16일에는 김포 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세계적인 아카펠라 합창단으로 손꼽히는 이들은 단원 14명에 지휘자 한 사람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장중한 하모니는 벨칸토식의 발성이라든가 성악의 문법적인 이론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2008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돈코사크 합창단은 1차 세계대전 중 적에게 붙잡힌 포로들이 수용된 터키 티링길 수용소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조국 러시아에 대한 향수와 불안한 현실을 노래로 승화시켜 유명해졌다.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던 이들은 마침내 함부르크 궁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1979년 약 1만회의 공연을 끝으로 해산했다가 1991년 오리지널 멤버였던 반야 흘리브카와 게오르그 팀첸코에 의해 다시 설립됐다. 돈코사크 합창단은 함부르크 뮤직홀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프랑크푸르트의 홀에서 무대에 오르고, 해마다 250곳의 대성당과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스텐카 라진’을 비롯해 ‘푸른 초원과 칼린카’,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를 따라’ 등을 선사한다. (02)3463-2466.
손준현 기자, 사진 브라보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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