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벨로흘라베크
내한공연 체코필 지휘 벨로흘라베크
118년 오케스트라 13년만에 서울에
27일 성남아트센터 무대 올라
“한국선 낯선 교향곡 6번 소개
눈부시게 아름다운 작품”
118년 오케스트라 13년만에 서울에
27일 성남아트센터 무대 올라
“한국선 낯선 교향곡 6번 소개
눈부시게 아름다운 작품”
몰다우강의 유장한 흐름을 싣고 ‘프라하의 봄’이 달려온다.
118년 전통 동유럽의 자존심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5월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1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올해는 체코 음악사적으로도 뜻깊다. 스메타나 탄생 190주년, 드보르자크 서거 110주년이다. 1924년 이래 10년마다 여는 ‘체코 음악의 해’도 열린다. 한국 공연을 앞둔 체코필의 지휘자 이르지 벨로흘라베크를 이메일을 통해 미리 만났다.
“첫 연주곡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가운데 ‘몰다우(블타바)’다. 이 곡은 체코와 체코 역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됐고, 체코 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의 어려운 시기에 이 곡은 체코의 국가 정체성을 상징했고 자유에 대한 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프라하 봄 축제의 개막 공연에서 연주될 때마다 공연장은 엄숙한 분위기로 가득 찬다.” 그의 말에서 ‘몰다우’와 스메타나에 대한 체코인의 무한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체코필은 동유럽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다. 2008년 <그라모폰>지가 뽑은 세계 20대 최고 오케스트라에 뽑히기도 했던 체코필은 특히 드보르자크와 스메타나 등 자국 출신 작곡가들 작품 연주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드보르자크는 1896년 1월 프라하에서 체코필의 첫 음악회를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스타프 말러도 1908년 프라하에서 이 교향악단을 지휘하며 자신의 교향곡 7번을 세계에 처음 선보였다.
지휘자 벨로흘라베크는 바츨라프 탈리흐, 라파엘 쿠벨리크 등 체코 출신 거장들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 지휘자다. 자국 음악 해석에 탁월함을 보이고 있는 그는 ‘프라하 봄 음악축제’ 의장으로서 체코 출신 작곡가들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벨로흘라베크는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도 지휘한다.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풍요로운 결실을 맺은 작곡가다. 그의 교향악곡은 다양하고 경이로운 면모를 갖추고 있는데, 관객들이 몇몇 소수의 유명한 작품들만 좋아하고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작품을 알지 못하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그래서 한국 음악 애호가들에게 덜 친숙한 작품이라도 꼭 소개하고 싶었다. 6번 교향곡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드보르자크의 천재성을 완벽하게 드러내고 있다.”
13년 만에 내한하는 체코필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해달라고 했다. “젊고 뛰어난 연주자들이 합류하면서 지난 10여년간 꽤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은 분명하지만, 오케스트라의 가장 전통적인 특성은 변함없이 남아 있다. 여전히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는 것을 기쁘게 말할 수 있다.”
이번 무대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함께한다. 전세계 주요 공연장과 페스티벌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영국 버킹엄셔에서 열리는 실내악 축제 ‘미드서머 뮤직’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폴 루이스는 체코필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031)783-80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