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11회 대관령국제음악제 개막
비발디·보케리니 등 기둥삼아
24일부턴 ‘저명연주자 시리즈’
지역민 찾아가는 무료 공연도
비발디·보케리니 등 기둥삼아
24일부턴 ‘저명연주자 시리즈’
지역민 찾아가는 무료 공연도
실내악단 ‘정 트리오’는 1970~1980년대 세계클래식 음악계에 대한민국의 존재를 처음으로 각인시켰다. 정명화(70·첼로), 정경화(66·바이올린), 정명훈(61·피아노)씨 삼남매. 각자의 활동으로 흩어졌던 이들의 예술혼이 강원도 대관령에 다시 모여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대관령국제음악제 이야기다.
국내 클래식계의 중추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서 음악 영재들을 키워 온 명화씨와 한국이 낳은 최초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경화씨는 지난 2010년부터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공동예술감독을 맡아 축제를 이끌고 있다. 지휘활동으로 바쁜 명훈씨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가 10년째 이끌고 있는 서울시향의 주요 단원들이 해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실내악 프로그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올해 축제에 ‘오 솔레 미오(오 나의 태양)’라는 부제를 붙이고 지중해의 정열과 다채로운 영감을 담았다. 비발디, 보케리니, 파야 등 이탈리아와 스페인 작곡가들의 음악을 기둥 삼아 지중해 정서를 바탕으로 창작된 음악, 이들과 예술적 연결고리를 지닌 음악들을 다채롭게 엮었다. 7월15일부터 8월5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또는 강원도내 곳곳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음악회부터 예술가와의 대화, 음악학교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백미는 ‘저명 연주자 시리즈’다. 오는 24일부터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뮤직텐트에서 정명화·경화 예술감독을 비롯한 국내외의 걸출한 연주자들이 놓치기 아까운 실내악 무대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일찌감치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방문할 계획이라면 티켓이 남아 있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24일 첫 무대에서는 기타리스트 수페이 양과 실내악주자들이 함께 하는 보케리니의 ‘기타 오중주’, 피아졸라의 ‘탱고’ 등을 만날 수 있다. 27일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메조 소프라노 엘리자벳 드숑이 한국 초연하는 피체티의 ‘이탈리아 통속시에 의한 세 개의 칸초네’를 감상할 수 있다. ‘스페인의 밤’이라는 제목이 붙은 30일 연주회에서는 스페인 기타로 연주되는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솔레로의 ‘판당고’, 파야의 ‘스페인 모음곡’ 등을 스페인 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다음달 2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보리스 브로프친, 권혁주가 축제 앙상블과 비발디의 ‘세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바장조’를 협연한다.
‘저명 연주자 시리즈’ 전체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레퍼토리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26일에는 유명 성악가들과 국립합창단, 축제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모차르트의‘대관식 미사 다장조’, 31일에는 하이든의 ‘피아노 트리오 다장조’,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 나단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평창 외 지역 청중들을 위해 ‘찾아가는 저명연주가 시리즈’도 진행된다. 속초, 원주, 철원, 양양, 삼척 등에서 10회에 걸쳐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이 가운데 27일 대관령성당(옛 횡계성당) 무대가 눈길을 끈다. 정경화가 지역민들을 위해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연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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