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궁중무용춘앵전보존회 제공
궁중무용 ‘춘앵전’ 시민참여 공연
“왕실·전공자 전유물 군중속으로”
“왕실·전공자 전유물 군중속으로”
구중궁궐에서 노닐던 꾀꼬리가 여염집으로 날아든다. 봄 꾀꼬리를 형상화한 궁중무용의 백미인 춘앵전(사진)이 15일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펼쳐진다. 시민들이 직접 공연에도 참여한다. 궁중무용은 노래와 춤과 음악이 함께하는 종합예술로 그동안 궁궐 안에서만 공연해왔다.
‘궁중무용 여민(與民)마당’으로 이름붙인 이번 공연 1부에서는 시민과 춤꾼이 함께 어우러져 춘앵전을 선보이고, 2부에서는 종로 궁중무용협회의 회원들이 그동안 익힌 궁중무용을 뽐내는 창단공연을, 3부에서는 박은영 궁중무용춘앵전보존회 이사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복원재현 작업으로 ‘순조기축년 자경전 야진찬’이라는 궁중무용을 공연한다.
궁중무용은 고려의 놀이춤에서 유래해 조선의 예악적 춤으로 정착했다. 근대 이후 일제 강점기 동안 단절과 왜곡의 역사를 거쳤고, 김천흥(1909~2007)이 궁중 예술의 정수를 담은 춤으로 승화해 무대에 올렸다. 김천흥은 14살에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에 들어가 1932년 아악부 수장이 됐고, 이후 궁중무용 전승에 평생을 바쳤다. 이번에 궁중무용을 공연하는 박은영 교수는 김천흥으로부터 처용무를 배우기 시작해 1984년 김천흥을 논문 지도교수로 ‘춘앵전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효도와 예의에 근거한 궁중무용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오로지 공연용으로 남아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라고 설명하고 “왕실과 전공자들의 전유물이던 궁중무용이 일반인들에게 보급되고 정식무대에 서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라며 반겼다. (02)746-975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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