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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선거후폭풍에 휘둘리는 지역문화판

등록 2014-08-14 19:30수정 2014-08-14 20:54

축제 초청작 없애고… 관장 내쫓고…
과천축제, 해외초청작 공연 취소
유정복 시장 문화재단 감사 논란
‘백령도 프로젝트’ 무산 위기
경기문화재단 ‘낙하산 이사장’ 앉혀
6·4 지방선거에서 지자체 수장들이 바뀌면서, 지역 문화판이 ‘선거후폭풍’에 휘둘리고 있다. 십수년 전통의 문화행사를 손바닥 뒤집듯 폐지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예술단체장을 ‘찍어내고’, 자기 사람을 앉히는 구태도 드러났다.

올해 18회를 맞는 과천축제는 9월25일 개막을 앞두고 과천시 쪽이 해외초청작 6편의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에 휩싸였다. 신계용 시장은 지난달 취임 직후 과천축제 사무국에 구두로 취소 결정을 전달했다. 과천시는 ‘시민들이 난해한 해외초청작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내세워 해외초청작을 없애고, 마사회와 연계해 경마축제 등으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축제는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일방통행식 관 주도 행사를 막기 위한 것이지만, 새 시장의 결정 앞에 무력했다. 해외초청이 무산되면서 공연금액의 30%인 6000만원의 위약금을 물게 됐다고 축제 사무국 쪽은 밝혔다.

시민들과 지역 문화인들은 민간 주도로 17년간 쌓은 도시형 예술축제가 무너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재단법인 과천축제’의 한 이사는 “과천축제 이사회의 결정도 거치지 않고 해외초청작을 일방취소한 것은 국제 망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도 한쪽은 거리공연을 좋아하고 한쪽은 반대했다. 그래서 올해는 해외공연을 안 하기로 했고, 시민 의견을 들어 거리축제의 존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바뀐 자치단체장들이 지역 예술단체장 자리를 ‘전리품’ 취급하는 구태도 여전하다. 독특한 형식의 분단 미술제로 화제를 모은 백령도 평화미술프로젝트는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무산 위기에 놓였다. 행사를 준비해온 인천문화재단 산하 인천아트플랫폼의 이승미 전 관장은 선거 직후 갑자기 재단 감사를 받았다. 재단 쪽은 행사 수익금 유용과 직무상 질서문란 행위가 드러났다는 이유로 지난달 24일 그를 직위해제했다. 행사는 지난달 개막할 계획이었으나 지금도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역점사업이던 ‘백령병원아트프로젝트’의 장래도 불투명하다. 병원에 작가들이 거주하며 주민들과 함께 활동하는 문화예술센터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었으나, 시의 무관심 속에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재단 쪽은 이승미 전 관장이 대표이사 재가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행사 수익금 200여만원을 유용하는 등 위법·부당 행위가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관장 쪽은 유정복 시장과 고교·대학 동문인 김윤식 재단 대표이사가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찍어내기’ 감사를 벌였다고 맞서고 있다. 이 전 관장은 “수익금은 유용한 부분이 없고 모두 기부했는데도, 절차상의 소소한 실수를 개인 비리로 몰아갔다”며 “명예훼손 소송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은 대표이사가 공석인 가운데 ‘낙하산 이사장’ 논란에 휩싸였다. 당선된 남경필 지사가 지난달 16일 자신의 후원회장인 홍기헌(75) 전 수원시의회 의장을 재단 이사장(비상근)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언론인 출신인 홍 이사장은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남 지사의 원로 측근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보은 인사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준현 노형석 홍용덕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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