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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정명훈과 그의 ‘키드’ 김선욱, 유럽을 홀리다

등록 2014-08-26 18:49

유럽 순회공연 중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 예술감독(왼쪽)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1일(현지시각) 핀란드 투르쿠 음악축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중에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유럽 순회공연 중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 예술감독(왼쪽)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1일(현지시각) 핀란드 투르쿠 음악축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중에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마에스트로와 천재 피아니스트
비슷한 길 걸어온 둘의 무대에
서울시향 유럽 협연 매진 기록
정 “이제 선욱이는 연주 파트너”
김 “롤모델과 협연…좋은 긴장감”
지휘자 정명훈(61)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김선욱(26)의 협연이 유럽 음악축제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지난 21일(현지시각)부터 핀란드 투르쿠 뮤직 페스티벌 연주회를 시작으로 23일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25일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 페스티벌, 27일 영국 비비시(BBC) 프롬스 등 유럽 4개국 초청 순회 연주회를 벌이고 있다. 이 일정에서 영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욱과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이 연주회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클래식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메라노 연주회를 앞두고 두 사람을 만났다.

“아마 솔로이스트 중에서 선욱하고 제일 많이 했을걸요. 두가지 이유죠.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또 실력이 인터내셔널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에 재주있는 젊은 사람은 많지만 최고의 인터내셔널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정명훈은 “선욱은 내가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우리의 파트너”라며 “내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같이 인터내셔널 무대에서 설 수 있는 연주자”라고 말했다. 정명훈의 칭찬에 김선욱은 “선생님과는 8년 정도 함께했던 것 같다. 파트너라고 생각하시니 저로서는 말할 수 없는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2007년 5월 정 선생님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협연한 이후로 서울시향, 도쿄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을 지휘하시면서 1년에 한두번씩 꼭 저를 불러주셨습니다. 그동안 존 엘리엇 가드너, 마크 엘더, 이반 피셰르, 대니얼 하딩, 마레크 야노프스키 등과도 협연했지만 정 선생님과 하면 든든하고 편해요.” 그는 “정 선생님이 원래 피아니스트이니까 어느 누구보다 피아노를 잘 이해하시고, 많은 곡을 지휘하시다 보니 곡의 성향을 아시고 협연자를 잘 이끌어주신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보면 닮은점이 많다.

지휘자 정명훈은 1973년 뮌헨 국제 콩쿠르 2위,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1976년 엘에이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였던 거장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밑에서 조련받아 지휘자로 변신했다.

김선욱은 어린 시절부터 ‘정명훈 키드’였다. 3살에 피아노에 입문한 그는 피아노 공부 틈틈이 정명훈의 지휘 비디오를 보고 지휘자의 꿈도 키워나갔다. 2006년에는 18살의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8년부터는 정명훈이 소속된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홀트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왕립음악원 지휘과를 졸업했다. 지난해에는 정명훈의 지휘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녹음해 서울시향의 다섯번째 도이치 그라모폰(DG) 음반으로 내놓았다.

“젊은 나이에 성숙해서 굉장히 자기 관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앞으로도 연주 파트너로 꾸준히 함께하고 싶다.” 정명훈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 김선욱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김선욱은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저의 롤모델이어서 지금도 협연하면서 긴가민가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서 더욱 실망시키면 안 되겠다는, 기분 좋은 부담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정명훈처럼 지휘자로도 활동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했다. 그는 “지휘 욕심이 있지만 지금은 피아노에 전념하고 싶다. 악기 연주자는 젊을 때 새로운 레퍼토리를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휘는 무대 경험과 많은 음악적 공부를 쌓고 난 뒤에 늦게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올 5월에 아이 아빠가 되었다. 다음달 14~24일에는 서울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4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도 연다. 정명훈도 오는 10월에 국내에서 첫 피아노 독주회를 꾸민다. 개런티 전액은 2008년 설립한 비영리재단 미라클 오브 뮤직에 기부할 예정이다.

메라노(이탈리아)/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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