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춤바람 타고 온 세명의 거장

등록 2014-09-14 18:32수정 2014-09-14 21:06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는 ‘서울세계무용축제’에 공연될 덴마크 그란호이 무용단의 <남자들과 말러>. 시댄스 제공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는 ‘서울세계무용축제’에 공연될 덴마크 그란호이 무용단의 <남자들과 말러>. 시댄스 제공
서울세계무용축제 25일부터
필리프 장티·마기 마랭·마리 비그만
거장들의 춤세계 한자리에
강렬한 몸짓 ‘19금’ 무용 다섯편도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세찬 춤바람이 분다. 17년째를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2014)다. ‘춤 중독’을 내건 올해에는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세 거장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필리프 장티, 마기 마랭의 작품과 함께 마리 비그만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 거장 외에 벌거벗은 몸을 공론화하는 ‘19금 공연’ 다섯 편도 선보인다. 특히 덴마크 그린회이 무용단의 <남자들과 말러>가 눈에 띈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이달 25일~10월18일 서울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학교 메리홀 등에서 여는 시댄스에는 19개국 59개 작품(sidance.org)이 참여한다.

■ 필리프 장티 등 세 거장을 한꺼번에

필리프 장티는 ‘심상의 마술사’요, ‘총체예술의 거장’으로 불린다. 지난 40여년간 연극, 춤, 인형극을 아우른 독창적인 작품을 내놨다. 이번에 올리는 <나를 잊지 마세요>는 눈 덮인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미스터리와 색채로 가득하다. 2014년 런던국제마임축제 초청작인 이 작품은 그의 예술적 동반자 메리 언더우드의 생동감 넘치는 안무와 살아있는 듯한 인형들이 관객을 환상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나를 잊지 마세요>에는 시각적으로 감탄할 만한 장면이 많다.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는 검은색 천이 구름과 조개껍데기를 만든다. 날개를 단 배우가 무대 위에 물결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슬랩스틱 코미디는 이런 아름다움에 웃음까지 보탠다.

“독일에 피나 바우슈가 있다면 우리에겐 마기 마랭이 있다.” 프랑스의 자존심 마기 마랭의 신작 <징슈필>도 관심이다. 80년대 프랑스 현대무용의 새로운 물결인 ‘누벨 당스’를 이끈 그가 이번에 올리는 신작 <징슈필>은 ‘소통의 어려움’을 표현한다. 마기 마랭은 비언어적 소통 방식인 표정, 몸을 통해 상대에게 인정받으려는 신체언어의 처절한 웅변을 보여준다.

표현주의 무용의 선구자인 마리 비그만의 <마녀의 춤>을 재해석한 작품도 준비된다. 페드로 파우얼스의 <소르>에는 조제프 나주, 로빈 오를린, 제롬 토마, 카를로 이케다 등 기라성 같은 안무가들이 함께 참여해 마리 비그만의 춤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덴마크 댄스시어터의 <블랙 다이아몬드>.  시댄스 제공
덴마크 댄스시어터의 <블랙 다이아몬드>. 시댄스 제공
■ 알몸의 진실 그리고 ‘남자들과 말러’

누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릴 ‘19금’ 무용 다섯 편이 찾아온다.

먼저, 날것 그대로의 남성성과 구스타프 말러의 엄숙함이 깃든 덴마크 그란호이 무용단의 <남자들과 말러>가 눈길을 끈다. 작업장 같은 무대에 노동자 차림의 남성 춤꾼들은 격투기, 경계 나누기를 통해 삶의 싸움터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살에서 52살, 50㎏에서 100㎏에 이르는 춤꾼들의 거친 몸짓은 말러의 장엄하면서도 애수 어린 음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공연에 사용되는 말러의 교향곡 2번, 3번, 5번은 모두 올해 1월에 타계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빈,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4인의 남녀가 공연 내내 벌거벗은 몸으로 강렬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헝가리 호드웍스의 <새벽>, 디스토피아적 미래세계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덴마크 댄스시어터의 <블랙 다이아몬드> 등도 함께 ‘19금’이다.

국내 참가작으로는 무용수의 의미를 되새김질하는 이윤경의 <댄서의 순정>, 우리 춤의 정체성을 찾는 <우리춤 빛깔 찾기>, <힙합의 진화>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공연 외에 안무워크숍, 시민참여 워크숍, 예술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02)3216-1185.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