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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바그너 정복 나선 정명훈의 ‘반지원정대’

등록 2014-09-24 18:40수정 2014-09-24 22:25

서울시향 ‘니벨룽의 반지’ 첫 작품
2시간30분짜리 ‘라인의 황금’ 초연
정명훈.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정명훈.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정명훈(사진)의 ‘반지 원정대’가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는다. 바그너가 사반세기 만에 완성한 필생의 역작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을 연주하는 것이다. ‘정명훈과 바그너’라는 이름으로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콘서트 버전으로, 국내악단으로는 한국 초연이다. 벌써 예약 표는 동났다. 관객이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바그너가 악극(Musuikdrama)라고 부르는 <니벨룽의 반지>는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모두 4부작으로, 전체 연주시간이 17시간에 달하는 대서사극이다. 독일의 바이로이트 축제에서는 이 작품을 나흘에 걸쳐 연주한다. 이번에 올릴 <라인의 황금>은 쉬는 시간 없이 2시간30분 동안 연주되는데, 4부작 가운데 가장 짧다.

<라인의 황금>은 나머지 세 작품을 이어주는 고리다. 바그너는 프란츠 리스트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모든 것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드라마 앞에 장대한 프롤로그, 즉 ‘라인 황금의 강탈’이 있어야 합니다.” 바그너는 이 작품을 통해 4부작의 주요 주제를 제시하고, 극작 기법상으로도 이후 작품들의 토대를 탄탄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한 국경을 넘어 푸치니를 비롯한 이후 작곡가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이 작품은 정명훈과 우리나라 음악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음악사상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대작인 <니벨룽의 반지>를 비로소 우리나라 교향악단이 연주하게 됐다는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이미 2012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성공적으로 연주했다. 또 지난해에는 헨크 데 블리거가 편곡한 <니벨룽의 반지> 압축판 관현악 버전을 소화하며 ‘반지 원정대’의 대장정을 위한 예행연습을 끝냈다.

특히 ‘마에스트로 정명훈’ 개인에게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만약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니벨룽의 반지> 4부작 도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정명훈이 세계 무대에서 ‘반지’를 지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라인의 황금> 공연은 보통의 오페라와 달리 무대장치와 의상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콘서트 버전이다. 오케스트라는 무대 아래쪽 악단석인 피트(pit)가 아니라 무대 위로 올라와 가수들과 함께 연주한다. 눈보다 귀를 생각하면, 음악 감상용으로는 오페라 버전보다 콘서트 버전이 낫다. 바리톤 크리스토퍼 몰트먼(보탄), 테너 다니엘 키르히(로게), 메조소프라노 미쉘 드 영(프리카), 소프라노 마린 크리스텐슨(프레야·보클린데)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테너 진성원, 바리톤 김주택, 소프라노 박세영,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등 국내의 실력파 성악가들도 함께한다. 1588-121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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