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0시 공개된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이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멜론·엠넷·소리바다·올레뮤직·네이버뮤직·다음뮤직·싸이월드뮤직 등에서 1위를 싹쓸이 한 것이다.
‘소격동’은 ‘문화대통령’ 서태지와 ‘국민여동생’ 아이유가 각기 다른 버전의 음원을 녹음해 발매하는 방식으로 공개됐다. 두 가지 다른 버전의 음원이 발표됐고, 뮤직비디오 역시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오는 10일에는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이 공개될 예정이며, 서태지는 20일 9집 발매를 앞두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유가 의기투합해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은 ‘소격동’ 프로젝트는 여자의 시각과 남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테마로 해, 두 개의 노래와 두 개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두 가지의 비밀 이야기를 퍼즐처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우 심은경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밤은 이 음악 때문에 잠을 못 잘 듯 합니다. ‘소격동’”이라는 글과 함께 음원 사이트 캡처 화면을 게재했다. 과거 서태지와 이동통신사 CF에 함께 출연했던 심은경은 당시 서태지에게 “아저씨는 누구세요?”라고 묻는 당돌한 소녀 역을 맡았다.
가수 손승연도 자신의 트위터에 “‘소격동’을 처음 들었을 때 묘하게 빠져들고, 두 번째 들을 땐 놀랍고, 세 번째 들을 땐 중독됐습니다. 무한반복 중. 대박입니다.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종로구 소격동은 서태지가 자란 곳이기도 하지만 암울했던 한국 현대사의 장소였다. 무소불위 군사정권의 상징인 국군기무사령부가 한때 자리잡았던 곳으로, 지난해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섰다.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1~83년 운동권 학생들을 강제 징집했던 이른바 ‘녹화사업’ 역시 기무사의 전신인 당시 보안사가 주도해 저지른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6명의 젊은이가 의문사했다.
노래 가사 중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란 대목이 그간 서태지가 음악 속에 녹여낸 날카로움을 보여준다. 그로 인해 이번 곡에서는 서태지가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라고 노래한 ‘시대유감’과 맞닿은 정서가 용해돼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서태지컴퍼니는 “이 노래를 통해 대중적인 감성에 소구하면서도 ‘시대정신’이란 트레이드마크를 고집스럽게 가져갔다”고 소개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