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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자유! 이 작품을 위한 단 하나의 조건

등록 2014-10-21 19:24

곧 국내에서 초연될 <1000 프랑의 보상>의 한 장면.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곧 국내에서 초연될 <1000 프랑의 보상>의 한 장면.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빅토르 위고 ‘1000프랑의 보상’
1866년 완성뒤 검열문제 들어
쏟아지는 상연요청 단호히 거절
프랑스, 144년 지나서야 첫 무대 올려
25~26일 ‘그 팀’ 그대로 한국무대
망명객 빅토르 위고는 1852~1870년 벨기에와 영국을 떠돌았다. 나폴레옹 3세가 1851년 쿠데타를 통해 프랑스의 제정을 선언한 뒤, 위고는 반정부 인사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그는 열렬한 자유주의자, 공화주의자가 된다. 대표작 <레 미제라블>을 내놓은 지 4년 만인 1866년 영국령 건지 섬에서 희곡 <1000프랑의 보상>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가난 때문에 범죄자가 되는 주인공과 정치적 탄압에 맞서 자유주의를 부르짖는다는 점에서 <레 미제라블>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파리의 극단들로부터 상연을 요청하는 ‘러브콜’이 쇄도했다. 하지만 위고는 거절 답장을 보냈다. “예술의 관점에선 상연할 수 있지만, 검열의 관점에선 그렇지 못합니다. 자유가 돌아오는 날 제 희곡을 내놓겠습니다.”

그로부터 144년이 지난 2010년에야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이 이 희곡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다시 4년 뒤. 오는 25, 2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툴루즈 국립극장 오리지널 팀이 <1000프랑의 보상>을 국내 초연한다. 때마침 이달 열화당에서 첫 희곡 번역본 <천 프랑의 보상>(최미경 옮김)도 내놨다. 카카오톡 압수수색 등 또다시 검열문제가 불거진 2014년 대한민국에서 만나는 ‘1860년대 위고가 꿈꾼 자유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당시 프랑스 지식인들은 ‘제왕적 권력’의 표현자유 억압에 맞서 저항했다. 귀족과 부르주아의 횡포도 극심했다. 위고는 <레 미제라블>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 정치탄압, 사회부정, 빈부격차에 맞서 서민의 연대 투쟁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런 불합리한 것들을 추방한 자유로운 세상을 꿈꿨다. 21세기 대한민국과도 겹치는 모습도 많다. <1000 프랑의 보상>은 멜로드라마 형식에 사회적인 메시지와 따뜻한 휴머니즘, 그리고 풍자적인 유머까지 담았다. 작품의 직접 배경은 1820년 눈 덮인 파리다. 가난 때문에 저지른 작은 범죄 때문에 글라피외는 쫓기는 신세다. 그가 숨어든 다락방에는 병든 할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사는 시프리엔느가 있다. 대출 알선업자가 4000프랑의 빚을 진 할아버지의 재산을 압류하러 오는데….

이 연극에서 연출가 로랑 펠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툴루즈 국립극장 예술감독이자 현재 세계적인 오페라·연극계의 스타다. ‘위고의 광팬’이기도 한 그는 이 작품에서 명암대비를 이용해 마치 흑백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배우들을 무용에 가까운 동선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로랑 펠리는 2011년 ‘프랑스비평가상’ 연출가상과 무대미술상을 받았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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