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를 위해서 울지 말고/ 엄마 자신을 위해서 우세요/ 아빠, 나를 위해서 울지 말고/ 저 비정하고 잔인한 날들과/ 비굴한 거리를 위해서 우세요/ 알고 싶은 것을 알지 못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우세요/ 증오와 광기와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세요/ 우리는 살아 있어요.”
가슴을 치게 하는 세월호 추모 칸타타 ‘정의가 너희를 위로하리라’의 한 부분이다. 이건용 서울시립오페라단장이 대본을 쓰고 작곡했다. 이 단장은 세월호 참사 앞에서 “이 시대를 사는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다.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작품배경을 설명했다.
이 작품은 시민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단장 이강숙)이 오는 21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연주한다. 홍준철의 지휘로 소프라노 허진아, 바리톤 장철, 오르간 박옥주, 피아노 정이와가 참여한다. 먼저 여성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차례로 글을 낭독한 뒤 합창이 뒤를 따른다. 독창 두 곡을 포함해 모두 10곡의 노래와 낭독이 서로 주고받는다. 홍준철 지휘자는 연습하는 동안 내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4개월 동안 연습하며 가슴이 계속 먹먹했다. 팽목항의 방파제에 흔들리는 노란 리본을 넋 놓고 봤던 게 계속 기억났다. 단원들에게 정신적으로 매우 큰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하기까지 했다.” 추모공연이니만큼 입장료와 박수, 화환을 받지 않는다. (070)7847-596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세월호 추모음악]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 노래 ‘남의집이불속’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