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밴드. 사진 소니뮤직 제공
인터뷰 l 2집 정규앨범 낸 좋아밴
싱어송라이터 멤버 셋이 만든 30곡
프로듀서가 목소리별 조율 재배합
앨범 색소폰·현악 세션 넣어 화려
싱어송라이터 멤버 셋이 만든 30곡
프로듀서가 목소리별 조율 재배합
앨범 색소폰·현악 세션 넣어 화려
‘좋아서 하는 밴드’(좋아밴) 멤버들 안복진, 조준호, 손현의 말끝마다 이병훈 프로듀서의 이름이 나왔다. “잘 아는 사람들은 이번 앨범 90%를 프로듀서가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프로듀서가 없었다면 아예 앨범 자체가 안 나왔을지도 모른다. “갈등이 심했을 때는 마지막 생각으로 ‘팀을 유지할 수 있을까’ 했어요.”(손현)
좋아밴이 2집 <저기 우리가 있을까> 앨범을 내놨다. 2집 정규앨범에서는 지금까지 미니앨범 등 여러 장의 앨범을 내면서 지켜왔던 원칙들을 모두 깨뜨렸다. 1집 <우리가 계절이라면>(2013년)은 멤버 4명(‘지금은 안녕하신가영’으로 독립한 백가영까지)이 공평하게 3곡씩 12곡을 채운 앨범이었다. 모든 멤버가 싱어송라이터이다. 이전까지 앨범은 자신이 부른 자신의 노래를 배열한 것이었다. 이병훈 프로듀서는 멤버들이 만들어온 30곡의 노래를 뒤섞었다. 각각의 노래를 다 불러보게 해 적당한 목소리를 찾았다. 남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인데 남자 둘이 부르기도 했다(‘우린 서로를 모른 채’). ‘명왕성’은 안복진과 손현 두 명이 불렀다. 내년 2월에 나오는 미니앨범에는 이번에 담기지 못한 곡 하나와 조준호가 부른 ‘명왕성’이 또 들어가게 된다.
“노래를 부르러 들어가면 상황을 만들어줘요. 가사 내용이 남자를 좋아하는 건데 아버지를 생각하고 부르라 그러더라고요. 감정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복진) “너 울었잖아.”(손현) 그들은 이병훈 프로듀서가 “생명연장의 꿈, 심폐소생술”이라고 말한다. 1집이 세 가지 색깔이 나란했다면 2집에선 그렇게 3명의 색깔이 곱해지고 더해졌다.
노래들은 색소폰을 넣고 현악 세션을 붙이면서 화려해졌다. 이렇게 되면 ‘라이브 특화’ 날렵한 밴드라는 트레이드 마크에서는 좀 멀어진다. 좋아밴은 버스킹을 하다가 지나가던 관객이 지어준 이름이고(밴드 이름을 물어서 “저희는 그냥 좋아서 하는 밴드예요”라고 했더니 “아 이름이 좋아서 하는 밴드?”라고 했다는 전설) 버스킹 하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여자 둘, 남자 둘의 그룹이 만났으며, 신청하면 가서 공연을 해주는 ‘사무실 공연’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라이브는 따로 고민을 해야죠. 걷어내면 아코디언, 기타, 퍼커션, 우쿨렐레로 공연할 수 있어요. 라이브는 그만의 맛이 있으니까요.” 이들의 앨범에 준하는, 어느 때보다 화려한 공연은 12월24~25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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