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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거제 통영 바다가 품은 죽음과 고통을 응시하다

등록 2016-10-03 16:03수정 2016-10-05 15:46

청년작가 김경호의 색다른 사진영상전 ‘대양감정’
거제·통영의 섬과 바다에 깃든 학살, 숨져간 노동자의 자취 더듬어
이곳의 고통스런 현실과 변화, 역사적 상처 포착한 입체영상 압권
`대양감정'전에 나온 와이드스크린 영상물 `지심도 미륵산'의 일부분. 통영 미륵산 정상과 바닷가를 오르내리는 곤돌라의 행렬에서 시작하는 영상은 불황으로 휘청거리는 거제 조선소, 구조조정에 치인 노동자들의 자살현장, 최근 개발된 관광유흥단지, 지심도 섬과 바다에 깃든 과거 민간인학살의 자취 등을 잇따라 비춘다.
`대양감정'전에 나온 와이드스크린 영상물 `지심도 미륵산'의 일부분. 통영 미륵산 정상과 바닷가를 오르내리는 곤돌라의 행렬에서 시작하는 영상은 불황으로 휘청거리는 거제 조선소, 구조조정에 치인 노동자들의 자살현장, 최근 개발된 관광유흥단지, 지심도 섬과 바다에 깃든 과거 민간인학살의 자취 등을 잇따라 비춘다.
김경호 작가가 올해 찍은 사진 ‘경남 고성 장구섬'. 이 섬 수역은 한국전쟁 와중에 작가의 큰할아버지가 희생됐던 민간인학살이 벌어진 현장이다.
김경호 작가가 올해 찍은 사진 ‘경남 고성 장구섬'. 이 섬 수역은 한국전쟁 와중에 작가의 큰할아버지가 희생됐던 민간인학살이 벌어진 현장이다.
경남 거제와 통영은 아름다운 바다풍광으로 유명한 한려수도 명소들이다. 청년작가 김경호씨는 그 수려한 풍경 속에서 쓰라린 현실의 고통과 과거, 현재의 애먼 죽음들을 떠올려 낸다. 서울 신림동 전시공간 산수문화에 차린 그의 사진영상전 ‘대양감정’은 두 지역의 역사적 상처를 입체영상, 사진작업들로 자근자근 이야기해준다. 우선 눈길을 붙잡는 와이드 스크린 영상물 ‘지심도 미륵산’은 작가가 고향 거제와 통영에서 탐구한 역사적 고통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비장한 신디사이저 음악 속에 통영 미륵산으로 올라가는 곤돌라 행렬이 정상부의 종착역 안으로 덜컹 빨려들어가면서 서사는 시작된다. 뒤이어 화면은 일체의 해설 없이 정상의 관광객들, 불황이 닥친 거제 조선소, 좌절한 노동자들의 자살현장, 관광유흥단지, 지심도에 깃든 민간인학살의 자취와 유족 증언 등을 잇따라 비춘다. 작가의 큰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수장된 장구섬 앞바다를 배타고 찾아가는 여정을 360도 입체 브이알(VR)영상으로 틀어주는 ‘장구섬’도 울림이 크다. 섬 앞바다에서 배가 멈춰 갑판 바닥이 물살에 울렁울렁하는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은 60여년전 섬에 도착해 최후를 맞은 희생자들의 심정을 추체험하게 해준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좌절한 조선소 노동자들이 자살한 거제의 해변·수역들을 찍은 사진들과 민간인학살추정터의 사진들도 벽면에 함께 내걸려 착잡한 감회를 더해준다. 역사적 상흔의 기억을 첨단 영상매체를 통해 강렬한 서사로 창출해낸 작가 나름의 영상감각이 빛을 내는전시마당이다. 7일까지. sansumunhwa.com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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