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에스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3번 연주에 독창자로 참여하는 캐나다 국적의 수전 플래츠. KBS교향악단 제공
비루하고 번잡한 세상, 천상의 노래를 듣는다.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3번은 그의 아홉 개 교향곡 가운데 가장 긴 곡이다. 여섯 악장으로 연주시간만 100여분이다.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이 새해 첫 정기연주회에 말러 교향곡 3번을 선택했다.
말러가 ‘목신이 잠을 깨고 여름이 행진해 들어온다’라는 제목을 붙인 1악장은 호른의 장쾌한 포효로 시작한다. 우렁찬 행진곡은 당대 청중에게 조잡함과 비루함을 벗어던지라고 외치는 듯하다. 행진곡이 끝나면 ‘들판의 꽃들이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부드럽고 우아한 2악장이 이어진다.
‘숲의 동물들이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3악장은 무대 뒤에서 우편마차의 나팔이 아름다운 삽입곡을 연주한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4악장 ‘사람이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알토 독창자가 니체의 글을 낭독하면서 시작한다.
‘세 천사가 노래했네’라는 가사에 곡을 붙인 5악장은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하고 알토 독창자는 ‘천사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 대단원의 6악장이 느릿한 호흡의 아다지오로 고요하게 흐른다. 말러는 영원불멸의 가치로 사랑을 노래한다.
요엘 레비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이번 말러 교향곡 3번 연주에는 캐나다 국적의 수전 플래츠가 독창자로 참여한다. 알토에서 메조소프라노까지 폭넓은 음역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성악가다. 고양시립합창단, 서울합창단, 서울 모테트 합창단 등 80명 규모의 여성합창단과 40명의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을 합쳐 모두 120명의 합창단은 독창자와 함께 천상의 화음을 선보인다.
요엘 레비 음악감독은 “우리 단원들과의 호흡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올해 교향악단의 색깔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청중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새해 소감을 밝혔다.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이 요엘 레비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앞서 말러교향곡 1·2·4·5번을 공연한 바 있다.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02)6099-74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