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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연극 합작…차라투스트라의 초대장

등록 2017-02-27 18:11수정 2017-02-27 21:03

‘스페이스 오디세이’ 삽입곡 유명
슈트라우스 교향시 ‘차라투스트라’
박상원 등 가세해 음악극장 변신
니체 우주·인류 철학적 관념 담겨
서울시향이 오는 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올리는 <서울시향의 음악극장Ⅰ-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이 오는 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올리는 <서울시향의 음악극장Ⅰ-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장중한 교향시가 나온다. 유인원 단계의 인류 조상이 뼈다귀를 휘두르면, 조용하던 음악이 강력한 금관과 팀파니의 난타로 이어지고, 마침내 우주로 뻗어나는 찬란한 화음을 뿜어낸다. 오케스트라의 ‘화음’은 ‘화엄’(불교에서 말하는 불법의 광대무변함)처럼 장엄하다. 바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도입부다. 이 곡이 유명해진 데는 영화 오에스티도 한몫했다.

영화가 있기 전, 교향시도 있기 전인 1885년,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자신의 사상을 집약한 철학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성했다. 예수가 서른 살에 광야에서 40일간 시험을 받았던 것처럼 차라투스트라도 서른 살에 산으로 들어갔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연민’이라는 인간의 굴레를 벗고 진정한 초인(위버멘슈)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렸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는 니체의 동명 철학시를 바탕으로 쓴 곡이다.

클래식 음악과 연극의 협업을 통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쉽게 만나는 무대가 마련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3일 저녁 7시30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올리는 <서울시향의 음악극장Ⅰ-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인류와 우주에 대한 철학적 관념이 녹아든 장대한 스케일의 이 작품은 배우의 연기,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 효과를 접목한 복합 공연으로 꾸민다.

서울시향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공연 전반부에는 오케스트라의 발췌 연주와 함께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된다. 차라투스트라 이야기를 배우 박상원(목소리 출연)과 아역배우 이화진의 대화로 들려준다. 박상원 서울예대 교수는 올해 서울시향의 ‘음악극장장’으로 위촉돼 공연의 제작과 출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후반부는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향이 전곡을 연주한다. 앞서 배우의 연기를 통해 작품의 이해도를 높였다면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니체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 기회다. 특히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철학을 치밀한 관현악법으로 구성해 인류와 우주에 대한 관념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다.

서울시향은 “배우 연기를 통해 작품의 이해가 더해진 상태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게 된다면 관객들의 감동이 배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박상연 세종대 겸임교수는 오페라 <죽음의 꽃>, <쉰 살의 남자>와 음악극 <모놀로그>, <프라그먼트>, <팔음> 등을 올린 바 있다.

서울시향 음악극장 포스터.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음악극장 포스터.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이 지난해부터 선보인 ‘음악극장’은 클래식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표제가 있는 관현악 작품(교향시)을 주제로 선정해 각본을 재구성하고, 배우의 독백과 연기, 오케스트라의 밀도 있는 연주가 함께 어우러진다. 지난해에는 모놀로그 형태의 <죽음과 정화>, 두 명의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맥베스>, 배우와 발레리나가 호흡을 맞춘 <돈 후안>, 내레이션과 연기, 영상이 어우러진 <돈키호테> 등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들을 각각 다른 콘셉트로 소개해 반향을 불렀다. 서울시향과 국립극장의 공동주최로 문의는 서울시향 1588-1210, 국립극장 (02)2280-4114.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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