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차붐’…독일 명차, 한국 부품 ‘러브콜’
캐프, 태성전장, 일흥, 에스엘, 엔엔엔코리아. 명차의 본고장 독일에 속속 상륙하고 있는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다.
올 들어 국내 부품업체들이 잇따라 베엠베, 벤츠, 아우디 같은 독일 완성차 업체로의 납품을 추진하고 있거나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국내 부품회사들이 1990년대 말부터 지엠,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자신감을 축적한 데다,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들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에 새롭게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구시 대천동에 위치한 와이퍼 전문업체 캐프는 지난달 폴크스바겐으로부터 납품계약 전 최종 테스트에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독일포드사와는 이달부터 1200만달러 어치를 납품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철제구조물 없이 고무로만 된 블레이드를 개발해 유럽 기업들에게 샘플을 보낸 지 1년여 만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이 회사의 고유정 차장은 “독일 업체들은 유럽 밖에서 납품받기를 꺼리고 기술 요구수준도 높아 미국시장과 차원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동안 다임러크라이슬러에 같은 부품을 공급해온 캐프는 관계사인 벤츠로의 수출도 추진 중이다.
천안시 성거읍에 본사를 둔 태성전장은 베엠베에 최근 개발한 차량용 영상시스템의 1차 샘플을 보냈다. 지난 2년 동안 유럽시장을 두드려 온 이 회사는 유럽의 초대형 부품업체인 지멘스와 보쉬에 센서류를 납품하고 있다.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박종민 과장은 “1차 밴더로 들어간 경우는 드물지만, 지멘스와 보쉬를 통해 고무나 플라스틱 가공품을 독일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는 국내 기업들이 최근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경쟁 격화로 독일기업들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아시아 부품 회사들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지만 중국산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탓에 한국업체에 관심을 쏟는다는 분석이다.
베엠베 그룹은 지난 5월 첨단 부품업체 10개사를 뮌헨 본사로 데려가 ‘코리아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열었다. 상담회에 참가한 선텍, 실빅스, 잉카시스템 등은 자동차 위치추적장치, 차량용 카펫과 시트의 코팅 및 탈취를 가능하게 하는 나노기술, 주행중 이탈경보장치 등 정보통신제품 및 미래형 기술들을 선보였다. 실빅스의 이정훈 사장은 “자동차 업체에 납품한 실적은 없지만 친환경 나노기술이라는 점에서 베엠베의 관심을 끈 것 같다”면서 “현지 구매담당 임원으로부터 샘플 제작을 서둘러달라는 공문을 두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은 자동차공업의 심장부라는 상징성에다 납품단가가 미국쪽보다 20% 가량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의 손수득 관장은 “가격도 낮춰야 하고 품질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싸인 독일 완성차 업체가 한국에 눈을 돌리는 것은 확실한 추세로 보인다”면서 “정보통신기기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부품업체들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독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공장에 연간 30억원어치의 실내등을 납품하고 있는 일흥이나 지엠 계열사인 오펠에 전조등 램프를 공급하는 에스엘도 유럽의 한복판에서 수출 실적을 올리는 중소기업들이다. 자동차 머플러 앞에 장착해 머플러를 엔진과 연결해주는 밸로우즈를 생산하는 에스제이엠은 독일에 있는 포드와 지엠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베엠베 그룹은 지난 5월 첨단 부품업체 10개사를 뮌헨 본사로 데려가 ‘코리아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열었다. 상담회에 참가한 선텍, 실빅스, 잉카시스템 등은 자동차 위치추적장치, 차량용 카펫과 시트의 코팅 및 탈취를 가능하게 하는 나노기술, 주행중 이탈경보장치 등 정보통신제품 및 미래형 기술들을 선보였다. 실빅스의 이정훈 사장은 “자동차 업체에 납품한 실적은 없지만 친환경 나노기술이라는 점에서 베엠베의 관심을 끈 것 같다”면서 “현지 구매담당 임원으로부터 샘플 제작을 서둘러달라는 공문을 두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은 자동차공업의 심장부라는 상징성에다 납품단가가 미국쪽보다 20% 가량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의 손수득 관장은 “가격도 낮춰야 하고 품질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싸인 독일 완성차 업체가 한국에 눈을 돌리는 것은 확실한 추세로 보인다”면서 “정보통신기기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부품업체들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독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공장에 연간 30억원어치의 실내등을 납품하고 있는 일흥이나 지엠 계열사인 오펠에 전조등 램프를 공급하는 에스엘도 유럽의 한복판에서 수출 실적을 올리는 중소기업들이다. 자동차 머플러 앞에 장착해 머플러를 엔진과 연결해주는 밸로우즈를 생산하는 에스제이엠은 독일에 있는 포드와 지엠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