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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수입차는 불황 안 탄다…점유율 8% 시간문제”

등록 2006-08-03 09:31수정 2006-08-03 15:37

1일 서울 양재동 서울오토갤러리 매장에서 판매사원들이 전시된 중고 수입차를 살펴보고 있다. 이곳은 국내 수입 중고차 물량의 70% 가량을 소화하는 수입 중고차 전문 매매단지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1일 서울 양재동 서울오토갤러리 매장에서 판매사원들이 전시된 중고 수입차를 살펴보고 있다. 이곳은 국내 수입 중고차 물량의 70% 가량을 소화하는 수입 중고차 전문 매매단지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현장] 중고수입차 백화점 ‘서울오토갤러리’
“자영업자 리스 많고
3천만원대 저렴한 값
젊은이도 많이 찾아요”
비싼 부품값 불만 늘어

서울 양재동에 자리잡은 서울오토갤러리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천국이다. 지상 4층, 지하 3층에 2천여 중고 수입차들이 자태를 뽐내는 이곳에는 없는 차가 없다. 아직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애스턴마틴이 눈길을 사로잡고, 5천㎞도 채 뛰지 않은 차들은 ‘저렇게 좋은 차를 판 이유가 무엇일까’ 의구심을 자아낸다.

국내 유일의 중고 수입차 백화점인 이곳은 2003년 개장 이래 꾸준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팔린 차는 무려 6천여대. 초기 월평균 300~400여대가 팔렸지만, 올해 6월에는 644대가 나갔다.

“수입차 타는 사람들은 차 관리를 꼼꼼히 하는 편이고, 또 차 자체가 내구성이 뛰어나다 보니 중고거래가 활발한 것 같아요.” 장영수 서울오토갤러리 이사는 중고 수입차시장 성장의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워낙 고소득층이다 보니 이곳은 불황을 타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계절에 따른 수요 기복이 뚜렷한 반면에, 여기는 1년 내내 판매가 고르다. “고유가도 상관없어요. 주식이 떨어져도 끄떡없고요. 우리가 영향을 받는 건 부동산 가격이 제일 커요. 아,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됐을 때 잠깐 매매가 얼어붙더라고요. 수입차 타는 부유층 심리가 그런가봐요.” 한 판매상이 말했다.

수입차 시장은 상반기 신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2% 늘어나는 등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누구보다 수입차 수요자들을 잘 아는 이곳의 판매상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일단 사업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내려다 보니 리스 쪽으로 많이 가죠. 수입차 리스가 급증 추세예요. 제일 선호하는 건 한달 200만~300만원대 리스, 이게 전부 비용으로 처리되니 절세 효과가 상당하죠.” 전문 딜러들은 보통 수입차 10대 가운데 3~4대가 리스로 나가고, 특히 의사나 변호사 등은 80% 이상이 리스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리스는 매달 일정액을 내고 차를 빌려 타는 것으로, ‘허’ 번호판이 없는 점이 렌터카와 다르다. 현대캐피탈의 정희정씨는 “비용처리가 가능한 고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절세로 인해 리스금액의 40% 가까이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엠베
베엠베
수입차 판매 급증의 또다른 이유는 넓어진 선택권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나온 모델은 30종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50종의 신차가 쏟아져나왔다. 4년 전만 해도 수입차의 평균 판매가격이 신차 기준으로 8천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4천만~5천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럽차는 3천만원대도 많고, 미국차는 2천만원대도 나와 있어 젊은이들까지 관심을 보여요.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도 많이 없어졌어요.” 중고 수입차 전문업체인 오토뱅크의 김덕수 회장은 말했다.

서울오토갤러리 손님의 20%가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면 30%는 맵시있는 외제차를 찾는 젊은이들이다. 요즘은 이런 손님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또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고객층은 30~40대 직장인들과 전문직 여성들로, ‘집은 안 사도 차는 산다’는 마니아들의 모습이 80년대 일본을 연상케 한다.

푸조
푸조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 초 연간 판매예상 대수를 3만4천대로 잡았지만 상반기에만 2만대를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4만대를 넘길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점유율이 일본 수준인 8%선을 돌파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수입차 판매 증가와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산차의 5~10배에 이르는 비싼 부품값. 또 일부 브랜드의 경우 애프터서비스망이 미흡해 차가 고장나더라도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국산차는 차의 모든 부품을 사서 역조립하면 차값의 2배가 되지만 수입차는 4~5배가 될 정도로 비싸다”며 “소비자들이 수입차는 고장 안 나겠지 하면서 구매할 때 부품 값을 따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한국 손님 잡으면 세계가 보인다?

업계, 새모델 최초출시 등 공들여

한국 수입차 고객들은 유별나다. 고급 브랜드인 베엠베(BMW)와 렉서스, 벤츠와 아우디가 전체 시장의 50%를 넘고, 고객들은 비싼 가격에도 풀옵션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정보기술에 민감한 한국인 특유의 ‘얼리 어답터’ 성향까지 있다보니 수입차 업체들은 더욱 호화로운 차량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닛산은 10월 뉴 인피니티 GS세단을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 관계자는 “인피니티의 다른 모델을 내놓은 나라도 한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라며 “한국 수입차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다양한 모델에 매우 빠른 반응을 보여 본사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와 베엠베도 한국을 남다르게 대우하고 있다. 도요타는 4월 고급 브랜드 렉서스 ES시리즈의 새 모델 ES350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그것도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와 사이드 방향지시 등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2002년 뉴 7시리즈를 출시하며 첫 생산품을 한국으로 돌렸던 베엠베는 같은 해 영어, 독일어 다음 3번째로 한글로 된 차량 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한글화를 넘어서 한국 고객들을 위해서만 별도 옵션을 탑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푸조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 개발한 ‘뉴 프레지던트 패키지’를 뉴 607HDi 모델에 탑재했는데, 이는 기존 옵션에 위성디엠비 채널에 무선핸즈프리세트 등을 덧붙인 것이다.

수입차 시장들이 앞다퉈 고급 모델과 옵션을 출시하는 것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염두에 둔 투자 성격이 짙다. 김효준 베엠베코리아 사장은 “한국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모델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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