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력 최적 가파른 코너도 자신감
혼다 3세대 CR-V 혼다 시아르브이(CR-V)가 3세대로 진화했다. 95년 북미시장을 타깃으로 등장해 2001년 2세대로 거듭난 이 차는 이제껏 혼다의 대표 스포츠실용차(SUV)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160여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시장에서도 2004년 2세대 모델이 등장한 뒤 수입 스포츠실용차에서는 줄곧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다. 3세대 모델은 지난 10월 공식 데뷔식을 치르자마자 발빠르게 한국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새 모델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겁다. 판매 첫달부터 없어서 못 파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기본모델과 견줘보면 3세대 차의 변화는 혁명에 가깝다. 에어로 다이내믹 스타일로 모난 곳 없이 세련미로 다듬어낸 보디라인은 근육질로 똘똘 뭉친 듯하다. 인테리어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봄직한 과감한 터치와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운전석 시야와 갖가지 버튼의 조작감, 내장재의 감성품질 등 눈길과 손길이 닿는 곳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에 견줘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혼다 기술의 정수가 녹아든 부분은 역시 엔진(직렬 4기통 2.4ℓ i-VTEC)이다. 최고출력 170마력을 내고 고회전 영역으로 접어들면 그에 맞춰 밸브 타이밍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속도계의 레드존 직전까지 매몰차게 차를 밀어붙여도 파워의 대부분을 낭비 없이, 그리고 거침없이 쏟아낸다. 전자제어식 5단 자동변속기는 각 기어별 가속과 순항(연비) 특성을 뚜렷하게 내비친다. 1~3단으로 실용영역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고, 5단의 순항력도 뛰어나 고속도로 주행이 두렵지 않다. 시프트레버를 주행(D) 레인지로 옮기고 브레이크에서 밟을 떼니 말끔하게 정지상태를 벗어난다. 초기 가속력은 파괴적이다. 엔진 회전수는 기어별로 스트레스 없이 솟구친다. 동시에 육중한 차체도 거칠 것 없이 경쾌하게 내뻗는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도 수준급이다. 18인치 휠·타이어와 맞물린 스티어링 휠(핸들)은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다. 굽이치는 코너와 코너에 들어설 때마다 시퍼렇게 날이 선 감각으로 칼같이 반응한다. 키 큰 스포츠실용차의 특성상 차체에 미세한 롤이 느껴지기는 하나 타이어는 절대 노면을 놔주지 않는다. 코너의 정점을 지나고, 출구를 거쳐 직선로에 들어설 때까지 타이어는 끈덕지게 도로를 움켜쥔다. 똬리를 엮어놓은 듯한 헤어핀 코너에서 자신감 있게 안쪽으로 파고들 수 있는 이유는 최적의 구동력과 주행안정성을 빚어내는 전자장비(VSA)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까닭이다. 이 장비는 타이어의 슬립을 순간적으로 감지해 앞뒤 좌우 바퀴에 부지런히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한다. 실내를 철옹성으로 두른 6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다양한 안전장비도 믿음직하다. 공인 연비는 10.0㎞/ℓ, 값은 3490만원이다.
김준형/수입차 전문지 〈스트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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