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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줄일 수 없다면 창조하라!

등록 2007-01-03 19:21수정 2007-01-03 19:24

자동차업계의 소리 마케팅
자동차업계의 소리 마케팅
정숙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브랜드 특성에 맞는 소리찾기
일본선 심리학자까지 가세
자동차업계 치열한 ‘소리 마케팅’

자동차 업체들의 ‘소리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통적인 소리 마케팅은 물론 운행중 소음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소리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오히려 소리를 이용하는 역발상까지 동원되고 있다. 해당 차종의 특성에 맞는 세련되고 정제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브랜드 사운드 엔지니어링’으로 차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한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베라크루즈를 설계하며 엔진음을 줄이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시장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정숙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일어로 여긴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개발팀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연료 분사 시스템의 분사량과 시간을 조절하고, 엔진을 물렁한 소재로 된 지지대 위에 올려놓았다. 또 방음을 위해 엔진 아래를 커버로, 차량 문에는 발포패드를 댔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속시 적절한 저음을 살려 차가 반응한다는 느낌으로 소리를 튜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조용하기로 유명한 도요타의 렉서스이다. 그러나 렉서스는 최근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급세단 LS430의 후속모델 LS460은 이전 모델보다 조금 큰 엔진음을 내도록 설계됐다. ‘너무 조용해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유럽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쌍용차도 현재 개발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가솔린차 수준의 정숙함’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동안 고수했던 ‘다소 크고 중후한’ 소리와 결별하고 ‘편안한 정숙함’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체어맨에서도 엔진음 뿐만 아니라 문을 여닫는 소리 등을 최대한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40여년 전부터 자동차 소음 전담 부서를 운영해왔다. 이 팀에는 음향 기술자와 상품 디자이너, 심리학자 등까지 포함되는데, 업체들은 ‘최적의 소리’를 찾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례로 혼다는 지난해 출시한 ‘레전드’의 소음을 잡기 위해 내부 오디오 스피커로 정반대의 음파를 쏴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설레이션’이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반면 유럽쪽 자동차 회사들은 소리를 무조건 줄이기보다, 브랜드에 맞는 ‘최적의 소리’를 찾는 데 주력하는 편이다. 베엠베(BMW)는 연구소에서 특유의 중후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 해당 차종에 적합한 가상의 디지털 사운드를 만들어놓은 다음, 실제 음을 여기에 맞추는 작업을 거듭한다.

전문가들은 차량음이 내구성과 힘 못잖게 중요한 품질 기준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한국 소비자들이 소음에 유달리 민감해 완성차 업체들의 관련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며 “ 최근에는 브랜드 성격에 맞는 차량음 창조에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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