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68%↑ 중형차 8%↓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서 자동차 판매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연료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운전자들로 경차와 소형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중형 승용차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은 올 1분기를 거치며 전반적으로 상승세에 들어선 모양새다. 경기 회복의 흐름을 탄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업계는 침체 국면에서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5월 내수는 차량 노후화에 따른 대체 수요와 업계의 판촉강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 증가한 10만5천대가 팔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유가 여파로 차급별 희비는 엇갈린다. 가장 눈에 띄는 차급은 소형차다. 자동차공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5월 소형차 판매는 전년 같은 달보다 68%나 더 팔렸다. 경차(36%)와 대형차(24%) 판매도 늘었으나, 중형차(-8%)는 홀로 뒷걸음질쳤다. 경차와 대형차 수요의 동반 증가는 자동차 소비 경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중형차 수요가 줄어든 데는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량 교체 시기를 맞은 운전자들이 연비가 좋은 차량을 사려고 소형차 이하 차급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형차 중에서도 명암은 갈렸다. 현대 쏘나타와 지엠대우 토스카가 판매 저조로 울상인 반면, 최근 디자인과 사양을 크게 개선한 기아 로체는 새 모델 ‘로체 어드밴스’ 덕분에 판매량이 50% 넘게 늘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나 늘어난 경차의 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소형차도 17% 늘었고, 중형차는 -5.5%로 감소세였다. 경차는 중형차보다 연비가 50% 이상 뛰어나지만 2000년대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달렸다. 경차 점유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7.6%까지 올랐다가 2000년 8.8%, 지난해 4.2%로 주저앉았다. 올 들어 경차 점유율은 5.6%로 다시 살아나며 연말까지는 6%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