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 사진부터 기아차 ‘프로씨드’, 볼보 ‘C30 이피션시’, 폴크스바겐 ‘골프 블루모션’,현대차 ‘아이블루’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가보니
‘친환경’이 대세…‘블루OO’ 이름 자동차 많아
화석연료엔진서 청정기술 엔진으로 기술전환
‘친환경’이 대세…‘블루OO’ 이름 자동차 많아
화석연료엔진서 청정기술 엔진으로 기술전환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11일 오전(현지시각) 프레스데이(언론공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제62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지구적 관심사인 ‘환경’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음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프랑크푸르트 메쎄(전시장)를 휩쓸다시피한 ‘친환경 자동차’들은 저배기가스 디젤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등 실로 다양하다. 1888년 카를 벤츠가 자동차를 개발한 이래 화석연료를 엔진에서 태워 나오는 운동에너지로 바퀴를 굴리는 전통적인 자동차 주행 원리가 100년여 만에 거센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환경 규제’ 피할 수 없다면…=독일 고급차의 맹주인 메르세데스-벤츠는 ‘기후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아예 이번 행사의 주제로 내걸었다. 베엠베 역시 ‘청정 기술’을 앞세웠다. 유럽 각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환경 규제 움직임은 특히 대형차 중심의 회사들에게 불리한 것인데도, 벤츠와 베엠베가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볼보는 ‘환경과 안전’을, 푸조-시트로엥은 ‘고효율 친환경’을 목표로 정하는 등 거의 대부분 업체들이 환경을 핵심 키워드로 들고 나왔다.
이번 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카와 신차종에는 ‘블루’(blue)라는 표기가 두드러진다. 물과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인데, 디젤과 연료전지 등 차종 구분없이 같은 이름을 붙인 차들이 많았다.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전지차인 콘셉트카 ‘아이블루’, 폴크스바겐의 고연비 디젤 차량인 ‘블루모션’, 벤츠의 ‘블루텍’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블루는 1세대 싼타페 연료전지차(2000년)와 2세대 투싼(2004년) 연료전지차를 잇는 현대차의 3세대 연료전지 콘셉트카다.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물 이외에는 배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 무공해 차다. 현대차 쪽은 “미래 친환경차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을 보여주는 차”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연료전지차가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실제로는 독일 업체들이 강점인 고연비 디젤차와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한판 승부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디젤차의 강자답게 폴크스바겐은 고연비 디젤엔진을 장착한 ‘골프 블루모션’을 내놨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동급 차종 가운데 가장 낮은 연료 소비로 주목받은 소형 해치백 ‘폴로 불루모션’에 이은 야심작이다. 볼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모를 크게 줄인 ‘C30 이피션시’로 친환경 기술력을 뽐냈으며, 푸조는 1ℓ에 29㎞를 달리는 디젤 하이브리드차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청정 기술’로 패러다임 바뀐다=1897년 시작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양적·질적으로 세계최대 규모의 모터쇼다. 이번처럼 환경 기술을 접목한 신차종이 대거 출품된 것은 각국의 환경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손장원 기아차 독일판매법인장은 “유럽에선 이미 이산화탄소의 감축을 의무화하는 곳이 나타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이 곧 자동차 등록세를 배기량 기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바꿀 계획이며, 네덜란드와 미국은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관련 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자동차 한대에서 내뿜는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2년까지 km당 120g까지 줄이는 것이 입법안의 핵심이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극찬을 받았던 자동차는 지난 한세기 동안 지구 환경의 파괴라는 부정적인 면이 심화되면서 근본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극찬을 받았던 자동차는 지난 한세기 동안 지구 환경의 파괴라는 부정적인 면이 심화되면서 근본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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