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펑펑 대형차가 경차보다 높아…소비자 헷갈려
‘마티즈는 4등급, 에쿠스는 2등급.’
정부가 자동차에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가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국회 산자위에서 권선택(국민중심당) 의원은 마티즈·모닝·프라이드·아반떼 등 ℓ당 연비가 13㎞ 이상인 소형차들의 등급은 3~4등급인 데 비해 연비가 ℓ당 8㎞ 미만인 체어맨, 에쿠스 등 대형차들은 2~3등급으로 더 높다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마티즈의 연비는 16.6㎞, 에쿠스 3.8DOHC 모델은 7.6㎞이다.
수입차의 경우도 미국산 차의 40.4%는 2등급을, 일본차는 52.8%가 1등급을 받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배기량이 비슷한 차량들 사이 연비를 비교해 등급을 부여하는 ‘상대연비 등급제도’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영국·벨기에·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은 연비만을 기준으로 하는 단일(절대) 등급제를 채택하고 있다.
권 의원은 “현행 제도로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생산자나 수입업자들에게도 연비개선 노력을 독려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며 “절대등급제를 도입하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절반 이상이 4등급 판정을 받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