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미쓰비시의 i, 기아 모닝, 지엠대우 마티즈
마티즈 수요 급증…올들어 소형차 판매량 앞질러
2008년 기아 모닝·수입차도 합류 시장경쟁 가열
2008년 기아 모닝·수입차도 합류 시장경쟁 가열
공무원인 박아무개(32)씨는 최근 타던 쏘나타를 처분하고 지엠대우의 마티즈를 구매했다. 혼자서 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굳이 기름값 부담이 큰 중형차를 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직장 동료들이 가끔씩 놀리긴 하지만, 작다 뿐일지 불편한 점은 거의 없고 무엇보다 기름값이 절반 이하로 줄어 만족스럽다.
■ 경차 판매 크게 늘어나=경차의 판매량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고유가 여파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배기량 1000㏄ 자동차까지도 경차로 인정받아 특소세·등록세 면제 등 각종 혜택들을 누리게 된다. 여기에 수입차 업체들까지 경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기세다. 2008년이 ‘경차 전성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내 유일의 경차인 지엠대우 마티즈는 10월 한달 동안 4078대를 팔았다. 지난해 10월 3002대에 비하면 36% 급증했다. 올해 10월까지 전체 판매량도 4만4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1천대에 비해 1만3천대 증가했다. 차종별 판매량에서도 5위로 뛰어올랐다.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마티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차량 크기별 내수 판매 현황을 보면, 올해 9월까지 경차는 3만9900대 팔려 3만8500여대 팔린 1500㏄ 이하 소형차를 눌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소형차가 경차에 비해 2만여대 더 많이 팔린 데 비하면 최근 경차의 인기 몰이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2008년 자동차 경영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경차 시장이 전체 자동차 시장의 8.4%에 이르러 올해보다 12%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차 차종도 늘어나=마티즈 혼자 고군분투 하던 경차 시장에 내년부터는 새로운 차들이 대거 가세했다. 우선 경차 기준이 배기량 1000㏄로 올라가면서 배기량 999㏄의 기아 모닝이 경차로 편입된다. 기아자동차는 내년 1월 초 차체 크기를 더 키우고 내외관과 편의사항을 대폭 손질한 모델을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닝이 경차로 인정받게 돼, 내년에 사는 소비자들은 특소세, 취득세, 등록세 등을 전부 면제받아 130만원 가까이 더 싸게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경차도 나온다. 내년에 대우자동차판매가 수입·판매할 것으로 보이는 미쓰비시의 660㏄급 ‘i’는 독특한 스타일로 여성 운전자들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1천만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차 전문업체인 다이하쓰의 한국 시장 진출 소문도 자동차업계에 나돌고 있다.
하지만 차량 구입 때 체면을 따지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 다양하지 못한 차종 등 경차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야아할 산이 적지 않다. 글로벌 오토뉴스의 채영석 국장은 “정부는 에너지 절감 대책 차원에서 경차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늘리고 완성차 업계는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차종 확대와 기술 개발에 힘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경차 사면 어떤 혜택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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