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수입차 부품 가격 비교
국산차와 비교하면 11배까지…수리 공임도 최고 5배
7600만원짜리 에쿠스의 라디에이터는 10만8천원인데 3090만원짜리 혼다 ‘씨아르-브이(CR-V)’의 라디에이터는 50만원?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들의 부품 가격이 국산차 부품에 견줘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입차 부품 대부분이 수입국 현지 가격보다 최고 3배에 이를 정도로 높아, 수입차 업체들이 부품 판매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가 28일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S600’의 경우 독일 현지에서 36만원 수준인 콘덴서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3배가 넘는 109만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부품들도 현지 가격에 비해 국내 가격이 1.4~2배에 이르렀다. 아우디 ‘A6’은 1.4~1.8배, 베엠베(BMW) ‘750Li’는 1.3~1.6배 비싼 가격에 국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연구소 쪽은 “부품을 국외로부터 수입하는 데 소요되는 각종 부대비용이 30%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높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차량 가격을 고려해 비교했을 때는 수입차들이 국산차에 비해 최고 11배에 이르는 가격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쪽은 혼다의 스포츠실용차(SUV) ‘씨아르-브이(CR-V)’ 가격이 ‘에쿠스 VS450’의 40% 수준인 점을 감안해 비교하면, 라디에이터 가격 차이가 11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른 부품들도 대부분 에쿠스보다 훨씬 가격이 높았다.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을 때, 베엠베 ‘530i’는 1.7~7.2배, 벤츠 ‘S350’은 1.2~4.3배, 아우디 ‘A6 2.4’는 1.3~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작업 공임 또한 최고 5배에 이르렀다.
연구소는 “이런 현상은 판매가격은 낮추는 대신 부품 가격을 비싸게 받음으로서 수지를 맞추는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며 “최근 수입차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의 차량 유지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며 부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품의 유통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부품가격이 높은 이유를 “수입과 보관 등에 따르는 비용이 포함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 수입차 업체 마케팅 담당 간부는 “일부 부품의 경우는 미국보다 더 싸게 공급하는 부품도 있다”며 “비싼 부품의 경우는 소량만 수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당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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