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설득하다 안되면 부동액 교환” 지침
일단 교환 안하는 쪽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정 안되면 교환해 줘라?
현대자동차가 최근 쏘나타와 그랜저 등에서 발견되는 ‘부동액 황변 현상’(부동액이 누렇게 변하는 현상)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 교환을 해주면서 일선 직영 서비스센터에 ‘왠만하면 교환을 해주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이런 지시에 따라 여성 고객이 가면 이상이 없다며 교환을 해주지 않고 남성이 갔을 때는 교환을 해주는 등 이중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부동액 교환이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일선 직영 서비스센터에 ‘기능상 문제 없음을 고객에게 강조하여 일단 교환 안하는 쪽으로 설득’하고 ‘설득하다 안되면 교환’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내려보냈다. 〈문화방송〉 시사매거진2580이 30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실제로 여성 운전자가 차를 몰고 갔을 경우에는 “이물질이 여기 하나도 없다” “황변 현상이 아니다”라며 둘러대며 교환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남성 운전자가 똑같은 차를 몰고 갔을 경우에는 “이렇게 황변이 있는 차에 한해서는 냉각수를 교체해 준다”며 교환을 해줬다.
이에 대해 현대차 고객인 회사원 원세환(31)씨는 “사실상 국내 독점업체인 현대기아차가 자신들을 이만큼 키워준 고객들을 이렇게 대해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현대차 쪽은 “황변 현상이 일어나도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을 강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서비스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아니었으며 앞으로는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보증기간 이내에 무료로 해주는 보증수리를 할 때 재생부품을 쓴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도된 부품은 압축펌프로 전량 이태리 보쉬에서 수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생부품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