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까 vs 내릴까
푸조, 유로화 강세 부담
차값 40만~110만원 올려 유로화·엔화 강세에 원화 약세가 겹치는 바람에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 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미 가격 인상을 발표한 회사도 있고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회사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지난해부터 무더기 가격 인하를 발표하며 고속질주하던 수입차 시장이 주춤거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기회에 시장에 더 파고들기 위해 가격을 내리는 업체도 등장했다. 푸조는 15일부터 차량의 가격을 1~3% 올렸다. 17인치 바퀴를 단 207GT의 가격을 299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110만원 올렸으며, 나머지 차량들도 40만~60만원 올렸다. 푸조 쪽은 “유로화 강세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너무 늘어나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유로화 가치는 올해초 1370원 수준에서 최근 1620원까지 18%나 급상승했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고민이 많다. 당장 가격을 올리자니 고객들이 외면할까 두렵고 가격을 안올리자니 가만히 앉아서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탓이다. 베엠베(BMW)는 기존 모델의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새 모델을 출시할 경우 가격을 인상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벤츠나 렉서스 등도 당분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속을 태우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볼보 “고객 늘릴 기회로”
S80 3200cc 800만원 내려 반면,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공격적으로 나서는 업체도 있다. 볼보는 최근 최고급 승용차인 S80을 출시하며 3200㏄ 모델의 가격을 8515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815만원(9.6%)이나 인하했다. 볼보코리아 쪽은 “이전 모델이 3000㏄급이었으니 엔진 용량이 늘어난 것까지 치면 가격인하폭은 10%를 넘어서는 셈”이라고 밝혔다. 볼보코리아 이향림 대표는 “연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자동차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경향이 있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스케이(SK)네트웍스가 수입차의 대규모 직수입을 선언하며 시장에 뛰어든 뒤 수입차 업체들은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 왔다. 그 덕분에 수입차 시장도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4월까지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2만1811대로 지난해 누적 1만6496대보다 32.2%나 증가했다. 올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6%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 등 계속되는 가격 인상 요인 때문에 가격 인하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일부 업체의 경우 환율 변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익률이 줄어들면 판매량이라도 늘려야 하는데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해서 생기는 상황이라 업체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차값 40만~110만원 올려 유로화·엔화 강세에 원화 약세가 겹치는 바람에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 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미 가격 인상을 발표한 회사도 있고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회사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지난해부터 무더기 가격 인하를 발표하며 고속질주하던 수입차 시장이 주춤거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기회에 시장에 더 파고들기 위해 가격을 내리는 업체도 등장했다. 푸조는 15일부터 차량의 가격을 1~3% 올렸다. 17인치 바퀴를 단 207GT의 가격을 299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110만원 올렸으며, 나머지 차량들도 40만~60만원 올렸다. 푸조 쪽은 “유로화 강세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너무 늘어나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유로화 가치는 올해초 1370원 수준에서 최근 1620원까지 18%나 급상승했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고민이 많다. 당장 가격을 올리자니 고객들이 외면할까 두렵고 가격을 안올리자니 가만히 앉아서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탓이다. 베엠베(BMW)는 기존 모델의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새 모델을 출시할 경우 가격을 인상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벤츠나 렉서스 등도 당분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속을 태우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볼보 “고객 늘릴 기회로”
S80 3200cc 800만원 내려 반면,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공격적으로 나서는 업체도 있다. 볼보는 최근 최고급 승용차인 S80을 출시하며 3200㏄ 모델의 가격을 8515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815만원(9.6%)이나 인하했다. 볼보코리아 쪽은 “이전 모델이 3000㏄급이었으니 엔진 용량이 늘어난 것까지 치면 가격인하폭은 10%를 넘어서는 셈”이라고 밝혔다. 볼보코리아 이향림 대표는 “연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자동차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경향이 있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스케이(SK)네트웍스가 수입차의 대규모 직수입을 선언하며 시장에 뛰어든 뒤 수입차 업체들은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 왔다. 그 덕분에 수입차 시장도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4월까지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2만1811대로 지난해 누적 1만6496대보다 32.2%나 증가했다. 올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6%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 등 계속되는 가격 인상 요인 때문에 가격 인하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일부 업체의 경우 환율 변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익률이 줄어들면 판매량이라도 늘려야 하는데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해서 생기는 상황이라 업체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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