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국서 생산땐 한미 FTA 무관세 적용 가능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을 경우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가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에 밀려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일 펴낸 <한은조사연구>의 ‘자동차 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차들이 자유무역협정의 원산지 규정에 따라 미국산 차로 바뀌어 수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원산지 조달비율을 62.5%로 규정하고 있으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현지조달 비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어 미국산 일본차도 한-미 FTA 체결 내용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입관세 철폐 및 개별 소비세 인하 때 수입차 가격은 12.2~13.1%의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며 “ 한-미 FTA 체결 이후 국내시장을 겨냥하여 일본 자동차업계가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에서 8%의 자동차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5단계인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를 3단계로 축소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상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일본 3개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33%를 기록하면서 독일(41.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보고서는 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일본 등 선진국 자동차 기업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차 한대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보여주는 조립생산성을 보면 기아(37.5)와 현대(31.1)는 도요타(22.1)와 혼다(21.1)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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