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 전체 차량 판매 및 현대차 판매 추이
고유가 폭탄에 지난달 판매량 15년만에 최저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시장 공략 판매 늘어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시장 공략 판매 늘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1/3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이 고유가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북미 시장 자동차 판매량은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시장을 파고들면서 도리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차량 판매 대수를 조사하는 ‘오토데이타’ 집계 결과, 지난 6월 미 전역 차량 판매대수가 139만69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해,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 전했다. 5월에 비해서도 14.9% 하락했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 대해 “치솟는 휘발유값, 신용경색, 주택자산 가치 하락, 경제 상황 악화 등의 요인들이 겹쳐 수개월 전부터 자동차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별로는 크라이슬러가 36%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으며, 포드(28%), 도요타(21%), 지엠(18%)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배기량이 큰 픽업 트럭 등 미국 취향의 차량을 주로 생산하는 브랜드일수록 감소폭이 컸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량 감소 등 수익성 악화로 생산과 인원 감축에 나섰다.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30일 세인트루이스 지역 미니밴 공장 하나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엠도 지난달 차량 판매량이 8.4% 감소하자, 올 약 17만대의 차량 생산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도리어 판매가 늘어나며 시장점유율 6.6%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준중형과 소형 자동차의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결과다. 현대·기아차의 북미 시장점유율이 6%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6월 한달 동안 역대 최다인 5만3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4%대에 첫 진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1.3% 증가한 것이다. 소형차인 엑센트(국내명 베르나)가 6914대, 준중형 엘란트라(아반떼)가 1만4482대나 팔린 덕이다. 각각 전년 동월 대비 70%, 51% 판매가 급상승했다. 현대차 쪽은 소형급 차량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북미 시장에 차량을 많이 배정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6월 한달 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2만8292대를 판매해 역대 6월 판매로는 최대기록을 달성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포인트 증가한 2.4%를 기록했다.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3337대, 스펙트라(국내명 쎄라토)가 7131대 판매돼 증가세를 이끌었다.
기름을 적게 먹는 차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올 미국에서 17만5천대의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계획인 가운데, 상반기 동안 9만1440대를 판매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류이근 이형섭기자 sublee@hani.co.kr
류이근 이형섭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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