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소형차 판매량 추이
올 상반기 국내판매량 작년보다 12% 늘어
경제성·실용성 매력…업체들 마케팅 강화
경제성·실용성 매력…업체들 마케팅 강화
국내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소형차의 몸값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외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효자’ 노릇을 하더니 국내 판매도 점점 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옥동자’로 변했다. 그동안 소형차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등한시하며 ‘천덕꾸러기’ 취급하던 완성차 업체들은 부랴부랴 소형차 모시기에 나섰다.
국내에서 보통 소형차란 경차보다는 크고 준중형차보다는 작은 차를 일컫는다. 배기량 1000~1500㏄ 사이의 차량들로 차체가 작아 실내공간이 좁은 대신 연비가 높다. 현대차의 클릭, 베르나, 기아차의 프라이드, 지엠대우의 젠트라엑스(X), 젠트라 등을 일컫는다. 소형차는 그동안 경차에 비해서는 경제성이 떨어지고 준중형에 비해서 편의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판매량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였다. 지난해 전체를 보면 소형차 판매는 4만2884대로 전체 차량 판매량 98만6416대의 4.34%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소형차가 재발견되고 있다. 뛰어난 경제성과 적당한 실용성이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외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차 베르나(미국명 엑센트)는 지난 6월 북미 판매량이 69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늘어났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올해 2만8184대를 팔아 지난해 1만8926대보다 48.9%나 늘었다. 기아차 프라이드(미국명 리오)도 지난 6월 북미에서 3337대를 팔아 5.1% 늘어났으며 상반기 전체로는 2만961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도 소형차인 상트로와 i10의 판매 신장 덕분이다. 올해 가장 많이 수출된 차종은 지엠대우의 소형차인 젠트라엑스(X)로 모두 13만2310대에 이른다.
소형차의 국내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소형차의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모두 2만49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2286대보다 11.9% 늘어났고, 전체 차량 판매량 중 비율도 4.8%로 약간 상승했다. 특히 고유가 여파가 심해진 5~6월 소형차 판매량이 급격히 상승한 추세로 볼 때, 하반기에는 소형차 비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만 7만8472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79%나 판매량이 늘어난 경차와 함께 국내 시장이 급격히 경·소형차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소형차에 안전사양 옵션을 강화하고 다양한 고객 행사 등을 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베르나에 동승석 및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가장 낮은 급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저렴한 차량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또 9월 말까지 베르나를 구매하는 고객 중 100명에게 차량안전용품을 증정하고, 클릭 출고 고객 중 매달 20명을 선정해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에 초청하는 등 다양한 판촉 행사도 준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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