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판매 순위
7월 판매량 37.5%↑…점유율 목표 30%로 상향
“슈라이어라인 성과”…새차 포르테·쏘울도 기대
“슈라이어라인 성과”…새차 포르테·쏘울도 기대
기아자동차의 기세가 만만찮다.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잇따라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어서 차량 판매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이 기세를 업고 올해 전체 내수 판매 점유율 목표를 30%로 올렸다. 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30%가 넘었던 것은 지난 1993년이 마지막이다.
기아차의 7월 내수판매는 2만7514대로 전년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 대형차 오피러스와 디젤 스포츠실용차(SUV) 쏘렌토 등 일부 차종을 빼고는 전 차종이 고르게 증가했다. 특히 중형 세단인 로체 이노베이션은 7월에 6912대를 판매해 중형차 시장 2위를 지켰다. 이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3%나 증가한 것이다. 로체 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돼 30개월 넘게 르노삼성 SM5에 내줬던 중형 세단 2위 자리를 탈환했고, 이달에는 판매대수 차이를 더 벌렸다. SM5는 지난달 5602대 판매됐다.
로체 이노베이션은 기존 로체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디자인을 바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특히 기아차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디자인 담당)이 고안한 ‘슈라이어 라인’(호랑이를 형상화해 그릴 아래위가 삐져나온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최초로 적용한 차량이다. 기아차 쪽은 7월 한달 로체 이노베이션의 계약 대수는 총 1만600대로 아직 4천명의 고객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차인 모닝 또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휴가철을 맞아 미니밴인 카니발과 카렌스도 판매가 늘어났다.
그뿐만 아니다. 이달 말이면 준중형 모델인 ‘포르테’가 출시되고 다음달에는 소형 크로스오버(CUV) 차량 ‘쏘울’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두 차량 모두 슈라이어 라인이 적용된 차량으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예쁘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기아차는 15년 전까지 현대차의 1위 자리를 위협할 기세로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1992년 차량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가 58만6천대, 기아차가 43만4천대로 둘의 판매대수 차이는 15만대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현대차가 62만5천대, 기아차가 27만2천대 수준으로 두 회사의 판매대수 차이는 35만대가 넘는다. 기아차는 현재도 경차 모닝, 소형차 프라이드, 대형 미니밴 카니발, 대형차 오피러스 등 많은 급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중형, 준중형 등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종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로체와 포르테가 하반기에 좋은 실적을 보인다면 내수시장 30%를 달성할 수도 있다. 현재 기아차의 점유율은 26% 수준이다.
이런 기아차의 ‘질주’에 대해 기아차가 그동안 사운을 걸고 진행해온 ‘디자인 경영’이 성과물을 내는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2006년 9월 폴크스바겐·아우디 그룹의 디자인 책임자였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과감하게 추진해 온 디자인 경영이 2년이 지난 지금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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