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이 9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에서 공정거래 협약을 맺은 뒤 손을 맞잡고 있다. 현대차 제공
연구개발비 무상지원·1천억 규모 운영자금 신용대출 등
참여 업체만 2400곳에 이르는 대규모 협약이 체결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9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10개 계열회사 및 주요 협력업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을 맺고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익환 기아차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상용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을 맺은 사업자는 현대·기아차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 2368개 등 모두 2400여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협약에는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준수 의지 및 공정거래 원칙 천명 △계약 체결, 협력회사 선정 및 하도급거래 내부 심의위원회 설치에 관한 3대 가이드라인 △협력업체 자금 및 기술 지원 대책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3대 가이드라인’은 공정한 하도급 거래와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계약체결 가이드라인’을 통해 하도급 대금 결정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과 시장환경 변동요인을 반영하고 계약 체결 후 서면 계약서 교부 및 부당 감액행위 금지 등을 못박았다. 또 ‘협력업체 선정 및 운용 가이드라인’에서는 협력업체의 선정 및 취소기준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힘썼다. 이밖에 불공정 거래를 자율적으로 예방하고 감시하는 장치로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한편,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혁신 자립형 중소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납품대금 100% 현금결제, 무담보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 외에도 1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비 무상지원, 경영혁신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 조성, 1천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신용대출이 이뤄진다. 현대·기아차는 또 국외시장 동반진출, 원자재 공동구매를 통해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김익환 기아차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차량품질 향상과 전세계 시장에서의 선전은 협력업체의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달성될 수 있었다”며 “협약을 통해 협력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섭 현대·기아차 협력회장(진합 대표)은 협력업체를 대표해 “이번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우선은 2400여 협력사가 모기업과 함께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통한 창조적 공존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자동차를 위해 아주 작은 부품 하나하나까지 세계 최고의 품질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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